당정, 에너지 고물가 대응책…“유류세 인하·유가연동보조금 연장”
by김기덕 기자
2023.10.22 18:47:25
유류세 인하, 당초 10월 말에서 연말까지로 연장
주요정책 영향 등 예고하는 ''포워드가이던스'' 합의
소 바이러스 ‘럼피스킨병’ 특별교부금 지원키로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국민의힘과 정부는 22일 오후 국회에서 고위당정협의회를 열어 중동발(發) 전쟁 리스크에 따른 국민들의 에너지 물가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유류세 인하 조치 및 유가연동보조금 지급을 연말까지로 연장하기로 했다. 또 소비자들의 농축산물 부담 완화를 위해 배추·사과 등 가격불안이 높은 품목에 대해 일정 기간 할인 지원을 하고, 수입과일 등에도 긴급할당관세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번 고위당정 회의는 김기현 2기 지도부 체제가 구성된 이후 첫 열리는 회의다. 고위당정 회의가 국회에서 열린 것은 지난 1월 정진석 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이후 10개월여만이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당 지도부와 만난 자리에서 민생을 수차례 강조한 만큼 앞으로 당이 민생정책을 주도하려는 의도가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의에서는 △최근 경제 상황 및 대응 방향 △에너지 수급 안정 대책 △농산물 수급 안정 대책 △가을철 축제 대비 안전 강화 대책 등 민생·경제 현안을 주요 안건으로 다뤘다.
| 22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 세번째부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한덕수 국무총리,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윤재옥 원내대표, 유의동 정책위의장, 이만희 사무총장.(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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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은 에너지물가 안정 대책을 위해 당초 10월 말에 만료예정이었던 유류세 인하 조치와 유가연동 보조금 지급을 연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또 인구 밀도가 높은 수도권 내 알뜰주유소를 확대하기로 했다.
당정은 농축산물 수급 안정 대책도 추진키로 했다. 김장철 도래 등으로 수급 불안정 우려가 큰 배추에 대해서는 정부가 가용 물량 2900t을 방출하고, 저온 피해로 가격이 오른 사과의 계약재배 물량 1만5000t을 조기 출하하기로 했다. 또 국내 농축산물 및 식품원료 공급부족 완화를 위해 수입과일 등에 긴급할당관세 도입을 11월 중 추진키로 했다. 배추·사과 등 가격불안이 높은 품목 중심으로 할인 지원 대상을 일주일 단위로 선정하고, 1만원 한도로 최대 30%의 할인을 지원하기로 했다.
아울러 당은 앞으로 물가, 금리 등 국민들의 경제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치는 주요 정책과 관련해 향후 정책상황에 대한 평가를 토대로 미래의 정책 방향을 예고하는 ‘포워드가이던스’(Forward Guidance)를 적극 추진할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
이날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앞으로 영향을 많이 미칠 수 있는 정책을 발표할 때는 국민 실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거나 변수에 대응할 수 있도록 충분히 설명해달라고 당에서 요구했다”며 “정부에서는 이를 적극 수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당은 또 소 바이러스성 질병인 럼피스킨병이 국내에서 첫 발생한 것과 관련해 축산농가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특별교부금을 요청했다. 정부는 이를 즉각 수용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선 당에서는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를 비롯해 최근 임명된 유의동 정책위의장과 이만희 사무총장,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 등이 참석한다. 정부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대통령실에서는 김대기 비서실장, 이관섭 국정기획수석, 이진복 정무수석 등이 자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