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권소현 기자
2017.08.20 13:41:32
주담대 고정금리 0.1%P 안팎 상승
한은 금리인상 전망에 변동에 눈길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가 오르면서 실수요자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금리변동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고정금리부 대출을 눈여겨봤던 이들은 당장 금리 수준이 낮은 변동금리로 빌려야 할지 고민이다.
국민·신한·우리·하나·기업·농협은행의 고정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 17일 기준 평균 3.39~4.55%였다. 지난달 말 3.31~4.47%에 비해 0.08%포인트씩 오른 수준이다. 월말 금리를 기준으로 보면 지난 2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KB국민은행이 최고 최저 모두 0.11%포인트씩 올랐고 NH농협은행과 KEB하나은행, IBK기업은행은 0.1%포인트씩 상승했다.
보름여 사이에 고정금리가 이처럼 오르면서 8.2 부동산 대책을 보고 집을 사려고 기다렸던 실수요자는 이자 부담을 더 안게 됐다. 만일 2억원을 빌린다면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한해 이자가 656만~852만원이었는데 최근에는 672만~866만원으로 14만~16만원 늘어난 것이다.
고정금리가 이처럼 오른 것은 기준이 되는 금융채 금리가 올랐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AAA등급 5년 만기 금융채 금리는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2.15% 수준이었지만 최근 2.23%대로 올랐다. 최근 북한 도발로 외국인의 원화채권 매도가 이어지면서 채권금리가 전반적으로 상승한 것이다.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을 시사한데다 복지정책에 따른 재정확대, 북한 리스크, 미국 금리인상 기조, 유럽중앙은행 양적 완화 축소 등 나라 안팎으로 채권금리 상승 요인이 많다. 따라서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하지만 고정금리가 오르자 변동금리부 대출로 눈을 돌리고 있다. 6대 은행 변동금리부 주택담보대출금리는 평균 2.97~4.14%로 전월보다 0.01~0.03%포인트 하락했다. 시장금리는 올랐지만 은행이 저원가성 예금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덕에 변동금리 주담대 기준이 되는 코픽스 지수가 0.01%포인트 떨어졌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은 장기 대출이기 때문에 고정금리 비중이 다른 대출에 비해 더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미국 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국내 장기금리가 상승하면 이에 연동한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약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일단 변동금리로 빌렸다가 시장 상황을 봐서 금리상승폭이 커질 듯하면 고정금리로 갈아탈 것을 조언한다. 당장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보다 0.4%포인트 정도 낮은데다 변동금리로 빌린 후 고정금리로 변경하면 1회에 한해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해주기 때문에 전환에 따른 부담이 없다.
또 가계부채 관리 차원에서 정부가 고정금리와 원리금 분할상환 대출로 유도하고 있어 추후 고정금리에 대한 다양한 유인책을 기대해볼 만하다.
다만 3년 내에 금리가 급격하게 올라갈 것으로 예상한다면 처음부터 고정금리로 빌리는 것이 낫다. 고정금리부 주담대는 3년이 지나면 중도상환수수료가 사라지기 때문에 3년을 기준으로 삼는 것이다.
변규동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팀장은 “3년 이내에 상환할 계획이라면 그대로 변동금리로 그 이상이라면 고정금리로 가는 게 유리하다”며 “은행에 고정금리로 갈아탈 때 중도상환수수료가 얼마이고 앞으로 남은 원리금 총액은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 비교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3년 후에 금리가 안정될 수도 있고 올라갈 수도 있기 때문에 한은의 금리 인상 여부를 3년 정도 지켜본 다음에 금리변동 추이를 봐서 고정을 유지하거나 변동으로 갈아타는 것도 방법”이라며 “적어도 3년간은 금리변동 리스크에 노출되지 않는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