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반도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이르면 21일 발표

by김형욱 기자
2017.06.20 09:06:59

SK하이닉스 포함 한미일연합 유력…美웨스턴디지털 별도 협상 막판 변수

AFP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일본 도시바(東芝)가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메모리를 매각할 우선협상대상자를 이르면 21일 발표한다고 아사히신문이 20일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주도하는 SK하이닉스(000660) 포함 ‘한·미·일 연합’이 막판 유력 후보로 급부상한 가운데 기존 유력 후보인 미 반도체 회사 브로드컴이 반격하는 모양새다. 응찰하지는 않았지만 1개 공장 지분 협력관계를 이유로 매각 중단을 요청하는 동시에 한미일연합 합류를 노리는 미 반도체 회사 웨스턴디지털도 마지막 변수다.

보도에 따르면 도시바는 21일 이사회 회의를 열고 우선협상대상자를 결정하고 28일 주주총회까지 매각 본계약을 맺기로 했다. 7조원이 넘는 손실이 드러나며 역대 최악의 자금난에 빠진 도시바는 상장 폐지를 막기 위해서라도 20조원 가치의 도시바메모리 매각을 연내 성사시켜 채무초과 상태를 해소해야 한다. 미국과 유럽의 반독점법안 심사에 시간이 걸리는 걸 고려하면 합의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



인수 유력 후보로 급부상한 한미일연합은 2차 입찰에 참가한 네 곳 중 일본 정부 펀드인 산업혁신기구를 중심으로 한 ‘미일연합’과 SK하이닉스 두 곳이 합류한 ‘연합군’이다. 지난 14일 참가 기업이 큰 틀에서 합의했다. 그러나 미일연합에 합류했던 미 투자펀드 콜버그 크래비스 로버츠(KKR)가 빠지고 도시바가 스스로 일부 출자하는 안이 나오는 등 유동적인 상황이 이어져 왔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주도하는데다 입찰 금액도 도시바가 요청한 2조엔(약 20조원)을 맞춘 만큼 도시바 내 평가는 높아진 상태다.

기존 유력 후보이던 브로드컴은 상대적으로 많은 2조2000억엔(약 22조원)을 써냈으나 과거 인수 기업을 인적 구조조정한 전력이 있어 도시바메모리 고용을 보장할 수 있을 지에 대한 불안감이 나오고 있다.

이대로면 한미일연합 인수가 유력하지만 도시바 매각을 막고자 국제중재재판소에 도시바를 제소한 웨스턴디지털이 막판까지 변수로 남아 있다. 도시바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전후 웨스턴디지털과의 협의를 원만하게 마무리지어야 한다. 한미일연합의 주도세력인 산업혁신기구가 법정 다툼 우려가 있는 투자를 꺼리기 때문이다. 도시바는 20일 현재까지도 웨스턴디지털과 협상 중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