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피용익 기자
2014.09.28 18:43:22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한국과 캐나다의 자유무역협정(FTA)이 우여곡절을 겪는 과정에서 있었던 박근혜 대통령의 역할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FTA가 9년만에 정식 서명되기까지는 박 대통령의 ‘신뢰외교’가 밑바탕이 됐다는 평가다.
양국간 FTA는 지난 2005년 7월 협상 개시 후 2008년 3월까지 총 13차례 공식협상을 진행했으나 진전이 되지 않으면서 2009년 4월 중단됐다. 2012년 1월 수석대표간 회의 및 5차례에 걸친 비공식회의를 거쳤지만, 2013년 1월 합의에 실패했다. 특히 캐나다 측은 협상 진전 부진에 대한 누적된 불만을 표시하면서 외교적 어려움에 직면하기도 했다.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는 2013년 10월 정상회담에서 불만을 표출하려고 했지만, 박 대통령이 진정성에 기초한 협상 추진과 조속한 협상 재개 필요성을 강조하며 협상 재개가 합의됐다. 박 대통령의 ‘신뢰외교’가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28일 브리핑에서 “제안을 성사시키고 불신을 불식시키기 위해 박 대통령은 캐나다가 6.25 참전국이자 전통적 우방국이며, 특별 동반자 관계국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설득했다”고 설명했다.
양국간 신뢰를 바탕으로 2013년 11월 제14차 공식협상이 개최되자 이후 과정은 속도감있게 진행됐다. 올해 3월 협상 타결 선언에 이어 6월 가서명을 거쳐 지난 22일 박 대통령의 캐나다 국빈방문을 계기로 서명이 이뤄졌다.
하퍼 총리는 정상회담에서 “박 대통령님이 아니었다면 FTA 협상이 타결될 수 없었을 것”이라며 박 대통령의 신뢰외교에 따른 양국 관계 발전에 사의를 표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의 이번 방문을 계기로 양국 정부는 FTA 서명 외에도 △양국 에너지 기술 협력 기반 확대 △캐나다 북극기지 활용 및 북극 광물자원 탐사 △캐나다 산림정책 노하우 공유 △양국 산학협력 프로그램 강화 등 다양한 경제 성과를 거뒀다.
안 수석은 “박 대통령은 캐나다 방문에 이어 유엔총회 등 참석차 미국 뉴욕에 가서도 이집트, 우간다, 스페인 등 3개국 정상들과 단독 회담을 열어 각국의 경제·인프라 프로젝트에 우리 기업들의 참여 확대를 요청하는 등 경제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면서 “보통 다자회의 기간에 열리는 단독 정상회담에선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거나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지만, 이번 3개국 정상들과의 회담에선 상당히 중요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본다”고 자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