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트럼프 관세 정책에…엔터ETF '피난처'로 부각

by원다연 기자
2025.03.30 14:35:43

엔터 테마 ETF가 수익률 1~3위 차지
"선별 부과"→“모든 국가” 트럼프에 피로감↑
관세 리스크 빗겨나있고 실적 기대감 더해져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다음달 상호 관세 부과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하는 관세 관련 언급에 시장의 불확실성과 피로감이 커지면서 관세 리스크에서 빗겨나 있는 미디어·엔터주로 투심이 다시 몰리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30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국내 주식형(레버리지 및 인버스 제외) 상장지수펀드(ETF) 328종 중 ‘ACE KPOP포커스’가 3.04% 올라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ETF는 K팝 산업에서 시장 지배력을 갖춘 상위 10종목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에스엠(041510), 하이브(352820), JYP Ent.(035900),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 등 상위 4개 엔터테인먼트사에 대한 투자 비중이 95%에 달한다.

이어 ‘HANARO Fn K-POP&미디어’가 2.74%, ‘TIGER 미디어컨텐츠’가 2.09% 올라 뒤를 이으며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ETF 수익률 1~3위를 모두 미디어·엔터 테마 ETF가 차지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관세 피해가 없는 미디어·엔터주가 재부각됐다”고 밝혔다.



이는 내달 2일 상호 관세 적용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오락가락하며 피로감과 경계감이 재차 커지고 있는 영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상호 관세와 관련해 “많은 국가에 면제를 줄 수 있다”며 선별 부과 방침을 밝힌 뒤 이틀 뒤인 26일에는 다시 상호 관세가 “모든 국가”에 부과된다고 입장을 바꿨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따라 시장 변동성도 커지고 있는 가운데 K팝을 비롯한 미디어·엔터 산업은 이같은 관세 리스크에서 빗겨나 있는 업종으로 꼽힌다.

올해 실적 기대감도 미디어·엔터주에 대한 투심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작년엔 대규모 북미 투어가 없었지만 2분기 스트레이키즈, 하반기 블랙핑크에 이어 재개될 BTS까지 더해지며 재차 사상 최대 영업이익 혹은 이에 근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중국의 한한령(한류 제한령) 해제 기대감이 살아있는 것도 미디어·엔터주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중 외교수장은 지난 21일 일본에서 만나 문화교류 복원을 통해 양국 협력을 발전시키자는데 뜻을 모았다. 이 연구원은 “한국 가수에게 허락되지 않았던 돔 투어가 가능하고 2015년 대비 정상화된 기획상품(MD) 비율을 전제하는 수준으로 한한령이 완화된다면 약 15~40% 내외의 증익이 가능하다”고 봤다.

지난달 서울의 한 음반 매장에 K팝 음반이 진열돼 있다.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