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 불안에 가세한 ‘강달러’…환율 1430원대로 반등[외환브리핑]

by이정윤 기자
2024.12.11 08:18:30

역외 1434.0원…8.85원 상승 출발 전망
새벽 2시 마감가 1432.8원
美11월 소비자물가 경계에 달러화 강세
국내 증시 수급·외환당국 실개입 주목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은 1430원대로 반등이 예상된다.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에 원화가 최약체인 상황에서 글로벌 달러화 강세까지 더해지면서 환율은 다시 위로 방향을 틀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AFP
11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434.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1.75원)를 고려하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426.9원, 오후 3시 30분 기준) 대비 8.85원 상승 개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새벽 2시 마감가는 1432.8원이다. 전날 오후 3시 30분 기준(1426.9원)보다는 5.9원 올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2월 금리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요 물가 지표 발표를 하루 앞두고 경계감이 확산하고 있다.

우리 시간으로 이날 저녁 10시 반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다. 11월 소비자물가는 연준의 12월 통화정책 회의 이전에 나오는 마지막 주요 경제 지표다. 시장 전문가들은 11월 소비자물가가 전월 대비 0.3%, 전년 동기 대비 2.7% 각각 상승하며 지난달 수치(0.2%·2.6%)를 소폭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연준이 12월 연방공개시장의원회(FOMC)에서 3번째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기대는 흔들리지 않고 있다. 만약 물가가 계속 끈적하게 나올 경우 연준은 내년 1월 금리 인하를 중단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 Group)의 페드워치(FedWatch) 툴에 따르면 연준이 다음주 열리는 12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25bp(1bp=0.01%) 추가 인하할 확률은 85.8%, 현 수준(4.50~4.75%)에서 동결할 확률은 14.2%로 반영됐다.

물가 지표 경계감에 국채금리는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금리는 1.8bp 오른 4.145%를, 글로벌 국채 벤치마크인 10년물 금리도 2.7bp 상승한 4.226%를 기록했다.

그간 변동성을 나타내지 않았던 달러화는 강세다. 달러인덱스는 10일(현지시간) 오후 6시 5분 기준 106.38을 기록하고 있다. 전날 106선을 오가던 것에서 상승한 것이다. 미 국채 금리 상승에 엔화도 약세다. 달러·엔 환율은 151엔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위안화는 중국 경기 부양 기대감에 강세다. 달러·위안 환율은 7.25위안대로 하락세다.

탄핵 정국 속에서 원화 자산 회피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외적으로 달러 강세까지 겹치면서 환율은 다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간밤 뉴욕 증시가 하락한 만큼,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면서 환율 상승 속도가 가팔라질 수 있다. 여기에 장중 정국 불안을 야기하는 소식이 전해진다면 원화 약세는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외환당국은 연일 적극적인 시장 안정 조치를 하고 있는 만큼, 1430원대에서는 강한 실개입을 할 가능성이 높다. 또 환율 레벨이 다시 높아진 만큼 수출업체들의 고점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 환율 상단을 제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