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당권레이스 압도하는 이재명…`졌잘싸` 노려야 하는 김두관

by김유성 기자
2024.07.21 20:39:25

지역순회 경선 2일차, 이재명 90% 득표율로 압도
김두관, 민주당 DNA 호소했지만 10% 미만 주저 앉아
최고위원 1위 정봉주, 후보 8명 중 유일 20%대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권 레이스에서 연임을 노리는 이재명 후보가 압도적인 득표율을 보이고 있다. 상대 후보인 김두관 후보와 김지수 후보는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축약어)에 만족해야 할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지역순회 경선 둘째 날인 21일 오전 강원 홍천군 홍천종합체육관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 당 대표 후보가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후보는 21일 열린 강원과 대구·경북에서 치러진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에서 득표율 90% 이상을 기록했다. 강원에서는 90.02%, 대구에서 94.73%, 경북에서는 93.79%였다.

전날(20일) 치러진 제주(82.5%)와 인천(93.77%) 경선 득표율까지 합하면 이 후보의 누적 득표율은 91.7%로 90%를 넘어섰다. 2년 전 자신이 세운 득표율 기록 77.77% 경신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이를 반영하듯 이 후보는 20~21일 열린 합동연설에서도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당대표 연임 출사표에서 밝혔던 ‘먹사니즘’에 기반한 지역 발전 전략을 소개했다. 이날 그는 강원과 대구·경북에서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에너지고속도로를 제시했다. 이를 통해 지역 내 인구 소멸을 막으면서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이 후보를 상대해 나온 김두관 후보는 “민주당 내 다양성이 사라지고 있다”면서 이재명 일극체제에 대한 우려를 했다. 당내 다양성을 지키기 위해 지지를 호소하며 분전했지만 이 후보와의 표 차이 줄이기에는 실패했다.

김 후보의 21일까지 이 후보의 누적 득표율은 7.19%로 나타났다. 제주에서 15.01% 득표율을 기록하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인천과 강원, 대구·경북에서 10% 미만으로 주저 앉으면서 더는 오르지 못했다.



민주당 내 청년의 목소리를 대변하겠다면서 나온 김지수 후보는 누적 기준 1.11%에 머물렀다. 이재명 후보를 직접 겨냥한 김두관 후보와 달리 김지수 후보는 윤석열 정부 무능론에 방점을 뒀지만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구도가 다음 달 17일 서울에서 열리는 전국당원대회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이 후보가 꺼내 든 ‘먹사니즘’에 많은 당원들이 호응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최고위원 경선에서는 유일한 원외 인사인 정봉주 후보가 20%대 득표율을 유지하며 선두로 치고 올라갔다. 예비경선을 통과한 8명의 후보 중 정 후보는 21~22일 누적 기준 21.67%를 기록했다. 이대로 간다면 정 후보는 수석최고위원으로 발돋움할 수 있게 된다.

정 후보 다음으로는 김병주(누적 16.17%), 전현희(13.76%), 김민석(12.59%), 이언주(12.29%), 한준호(10.41%) 후보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2약으로 강선우(6.99%), 민형배(6.13%) 후보가 뒤를 이었다.

총 15차례 열리는 민주당 지역순회 경선은 다음 달 17일 서울에서 종료된다. 그 다음날인 18일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1명과 최고위원 5명을 선출한다. 민주당은 대표·최고위원 경선에서 권리당원 56%, 대의원 14%, 일반 여론조사 30%를 각각 반영한다.

지역 경선마다 발표되는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와는 달리 권리당원 ARS 투표와 대의원 온라인 투표, 일반 여론조사 결과는 내달 18일 전당대회에서 한꺼번에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