멱살 잡힌 김원웅 광복회장…임시정부 수립 기념식서 소동

by김미경 기자
2021.04.11 15:13:12

그간 김 회장 정치적 발언 등 내홍 발생
기념사 이후 공연 시작되자 돌발 상황
지난달 김 회장 집무실 항의 방문하기도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김원웅 광복회장이 11일 제102주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식에서 한 광복회원에게 멱살잡이를 당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지난해 국민의힘(구 미래통합당)을 향해 ‘친일청산을 반대하는 패역의 무리’라고 발언하는 등 그간 광복회 내에선 김원웅 회장의 정치적 발언 등을 둘러싸고 내홍이 끊이질 않았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보훈처 한 관계자는 “기념사 이후 기념공연이 시작되고서 김임용 광복회원이 갑자기 김원웅 회장에게 다가가 멱살을 잡고 계속 흔들었다”며 “옆에 있던 황기철 처장 등이 말리고 김임용 회원이 끌려 나가면서 상황은 바로 종료됐다”고 전했다.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 야외광장에서 열린 제102주년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기념식에서 김원웅 광복회장의 멱살을 잡는 등 거친 항의를 하는 김임용(왼쪽) 광복회 회원을 관계자들이 저지하고 있다(사진=국회사진기자단).
김임용 회원은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의장과 대한민국임시정부 국무위원 등을 역임한 김붕준(金朋濬·1888∼1950) 선생의 손자다. 이날 행사장에서 휘날린 태극기 중 하나인 임시의정원 태극기(1923)는 김붕준 선생이 아내와 함께 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광복회에 따르면 최근 김 회장의 정치적 발언 등에 일부 회원들이 반발하는 등 내홍이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서울특별시지부 지회장들이 김 회장에게 정치적 중립과 재정집행 공개를 요구하는가 하면 지난 6일엔 일부 회원들이 김 회장의 집무실을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김임용 회원도 평소 김 회장에 비판적인 입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보훈처 측은 “광복회 내부에 아직 내홍이 있어 벌어진 일로 추정된다”며 “김 회장에 반대하는 쪽에서 불만이 많아 계속 이런 상황이 반복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국가보훈처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 야외광장에서 제102주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식을 개최했다.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은’이라는 주제로 열린 기념식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 준수 하에 임우철·승병일 지사 등 생존 애국지사 2명을 포함한 독립유공자와 유족, 정부 주요인사, 각계 대표 등 90여 명이 참석했다.

기념식은 본식 전 주요 인사들의 효창공원 내 묘역 참배를 시작으로 태극기 입장, 국민의례, 여는 영상, 임시헌장 낭독, 기념공연 1막, 기념사, 기념공연 2막, ‘대한민국임시정부 성립 축하가’ 제창 순으로 열렸다.

김원웅(왼쪽 한복) 광복회장이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 야외광장에서 열린 제102주년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기념식에서 김임용(오른쪽 선글라스) 광복회 회원으로부터 거친 항의를 받고 있다(사진=국회사진기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