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선거 격전 예고…'자사고 폐지·영어수업 금지' 표심 가를 듯

by김소연 기자
2018.03.01 14:00:00

교육감선거, 文 정부 교육정책 ''중간 평가'' 성격
시도교육감 선거 예비후보자 46명 등록
시도교육감 권한 확대에 선거 관심도 높아져
5월 24~25일 정식 후보자 등록…변수는 ''단일화''

6·13 전국동시지방선거 예비후보등록을 앞두고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서 후보등록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6·13 전국동시지방선거를 3개월여 앞두고 교육감 선거가 달아오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당시 교육부의 초·중등 교육 권한을 시도교육청으로 넘긴다고 밝힌 만큼 이번에 새로 뽑힐 교육감의 위상은 높아질 전망이다. 교육감이 주요 초·중등 교육 정책의 핵심 결정자로서 역할이 커질 것으로 예상, 선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8일 기준 시도교육감선거에 46명이 예비 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서울특별시 1명 △부산광역시 4명 △대구광역시 3명 △인천광역시 1명 △광주광역시 1명 △대전광역시 2명 △울산광역시 7명 △세종특별자치시 3명 △경기도 4명 △강원도 2명 △충청북도 2명 △충청남도 1명 △전라북도 6명 △전라남도 1명 △경상북도 6명 △경상남도 2명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아직 한 명도 예비후보로 등록하지 않았다.

선관위는 지난 13일부터 예비후보자등록 신청을 받고 있으며 정식 후보자 등록기간은 오는 5월 24~25일이다. 후보자등록 마감 6일 이후인 5월 31일부터 선거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서울시교육감 예비후보에는 최명복 한반도평화네트워크 이사장이 처음으로 등록했다. 현직인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 27일 출판기념회를 열고 사실상 재선 도전 의지를 내비쳤다. 조 교육감은 교육감직을 유지하다 정식 후보자 등록 기간에 후보자 등록을 하고 선거 운동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계에서는 이번 6월 교육감 선거가 그간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교육정책에 대한 중간 평가이자 향후 정책의 ‘가늠자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선거 결과를 통해 문 정부 교육정책의 속도나 추진 방향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지난해 8월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안부터 자율형사립고·외국어고 폐지, 영유아 유치원 영어 금지 등의 문 정부 교육정책이 여론의 뭇매를 맞았기 때문이다.

김재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대변인은 “유권자들이 개별 시도교육감의 권한이나 세세하게 다른 시도교육청 정책을 명확하게 구분하기는 까다로운 편”이라며 “결국 교육감 선거를 통해 교육 현안에 대한 종합적 평가를 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대입제도개편안 △자사고·외고·국제고 폐지 △교장공모제 △유치원·어린이집 영어수업 금지 등 교육 현안이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가장 관심이 많은 현안은 역시 교육부가 오는 8월 발표할 2022학년도 대입제도개편안이다. 4차례에 걸친 대입정책포럼을 개최하면서 대학·고등학교교사·학부모·학생 등의 목소리를 듣는 과정을 거쳤다.

교육부는 정책자문위원회를 중심으로 연구한 결과와 대입정책포럼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다음 달 대입제도 개편 시안을 공개, 국가교육회의에서 숙의 과정을 거쳐 올해 8월까지 안을 확정한다. 학생부종합전형·학생부교과·대학수학능력평가시험·논술 등 전형마다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고, 대입제도가 교육계 최대 화두인 만큼 이번 개편안으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사고·외고·국제고의 폐지도 표심을 가를 수 있다. 교육부가 올해 상반기 중 해당 학교의 폐지 권한을 각 교육청에 이양하기로 한 바 있다. 조 교육감은 평소 자사고 폐지를 주장하는 등 자사고를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진보 교육감과 보수교육감 간 입장이 갈릴 것으로 예측된다.

교장공모제 역시 교육계 내에서 찬성과 반대 입장이 나뉘면서 관심사다. 내부형 교장공모제는 혁신학교·자율형 공립고 등 자율학교에 한해 교육경력이 15년 이상이면 교장 자격증 없이 교장에 응모할 수 있도록 한 제도로 교육부는 교장공모제 전면 확대 방침을 정했다. 이를 두고 교원 보수 단체는 70년간 내려온 교원인사제도 시스템을 흔들어 교단 안정과 학교 질서를 무너뜨릴 수 있다며 반대를, 진보 단체는 자격이 아닌 실력 있는 교장을 뽑아야 학교 혁신이 이뤄질 수 있다는 이유로 환영하고 있다.

선거 막바지로 다가갈수록 관심은 후보 단일화에 쏠릴 전망이다. 교육감 선거가 후보자의 개별 정책을 판단하는 성격이 아닌 보수와 진보 간 이념 대결 양상을 보여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단일화에 무게가 실리게 된다.

보수 진영은 4년 전 선거에서 후보 난립으로 17곳 중 13개 지역에서 패했다고 판단, 선거 초기부터 단일화 작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범시민사회단체연합(범사련), 좋은교육감추대국민운동본부(교추본) 등이 시도교육감 후보를 추대해 단일화를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