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高시대 돈벌기]②"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by장영은 기자
2011.01.12 10:40:25

"물가와 연동된 상품을 사야"
채권에선 물가채-주식에선 소재·에너지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물가상승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작년 내내 워낙 낮았기 때문에 조금만 올라도 상승폭이 크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수요도 공급도 가열차게 물가를 압박하고 있다.

방법은 두 가지다. 피하거나 즐기거나.
인플레이션을 방어할 수 있는 상품에 투자하거나 물가가 올라도 가치가 떨어지지 않는 자산에 투자해야 한다는 의미다.

물가 상승기에 가장 주목받는 상품은 역시 물가연동채권(물가채)이다. 이 채권은 물가 상승률을 반영해 수익이 결정된다.

국채처럼 입찰을 통해 발행 수익률이 결정되는데 이 수익률은 만기까지 변하지 않는다. 다만 원금이 물가에 연동돼 있기 때문에 물가가 오르면 채권의 원금이 함께 증가하는 구조다.

세금 혜택도 있다. 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원금 증가분에는 과세가 되지 않는다. 또 10년 이상 장기채이기 때문에 이자 소득에 대해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이 때 세율은 33%이므로 종합과세의 최고 세율인 38.5%를 적용받는 자산가라면 절세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심재은 삼성증권 SNI호텔신라 지점장은 "재작년 물가채를 산 고객의 경우 작년에 10%대 수익을 남기며 팔 수 있었다"며 "채권에서 이 정도 수익을 낸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심 지점장은 "고액 자산가 사이에서는 물가채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높다"며 "올해는 물론 당분간 인플레이션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고객들에게 지금 사도 늦지 않다고 조언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원금보장 옵션도 매력적이지만 물가채는 현재 10bp 정도 저평가된 상태"라며 "소비자물가 오름세를 감안할 때 조정시 매수로 접근할 만 하다"고 말했다.

물가채에 투자하는 펀드 상품도 있다. PCA투신운용의 `물가따라잡기펀드`와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의 `글로벌인플레이션연계증권펀드`가 그 주인공.



PCA물가따라잡기펀드는 물가연동국채를 기본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되 편입비율을 20%에서 100%까지 탄력적으로 조정한다. 현대글로벌인플레이션연계증권펀드는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과 유럽 등 전세계 인플레이션 연계 채권을 투자대상으로 한다.


물가와 동행하는 실물자산도 좋은 투자 대상이다. 금이나 원유, 곡물 등이 대표적이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많이 오르기는 했지만 금과 원유는 여전히 상승여력을 지닌다"고 분석했다. 이어 "곡물은 필수 소비재이기 때문에 물가와 함께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펀드로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에너지드림배당 특별자산펀드`가 있다. 지난 2009년 설정돼 현재 1400억원 정도 규모를 자랑한다. 유전에 투자하는 오일펀드는 설정 후 68.6%, 가스RT에 투자하는 가스펀드는 16.5%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현물로 투자한다면 소재와 에너지업종을 주목할 만 하다. 이들 업종은 기대 인플레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 물가가 오르는 만큼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인플레에 대한 소재업종의 민감도는 10.7, 에너지업종은 10에 달한다. 기대 인플레이션이 0.1% 오를 때 소재업종 주가는 1.07%, 에너지업종은 1% 상승한다는 의미다.

김대준 토러스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기대 인플레이션에 대한 소재와 에너지의 민감도가 미국 MSCI 업종 중 가장 높았다"며 "이는 인플레 심리에 대해 이들 업종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더 탄력적으로 반응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조성준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한국 관련 펀드 자금을 보면 소재 및 원자재, 소비재, 금융, IT 순서로 순유입이 컸다"며 "이들은 공통적으로 인플레이션 수혜업종"이라고 설명했다.

물가가 오를 때 상대적으로 덜 흔들리는 종목도 추천 대상이다. 김대준 애널리스트는 "실물자산 비중이 높은 자산주를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물가가 급등했던 지난 2007년에도 자산주가 코스피 대비 강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해당 기업으로는 한진중공업(097230)과 한진(002320), 동부제철(016380), 동부하이텍(000990), LS네트웍스(000680)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