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비큐에 와인 한잔… 오! 맛있는 가을

by한국일보 기자
2007.09.07 12:00:01

▲ 덥지도 춥지도 않은 9월은 야외 바비큐 파티를 열기엔 최적의 시기다. 이 때 식재료와 소스, 주종 선택에 약간의 창의력만 발휘해도 파티의 맛과 멋은 훨씬 무르익게 된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제공

[한국일보 제공] ‘고기는 무제한 제공하지만 술이나 음료는 각자 지참할 것. 술 대신 샐러드나 과일 등을 갖고 오는 것도 환영! 친한 친구를 데려와도 좋음.’

우연히 브런치 자리에서 알게 된 사진작가. 방송 공연 금융 언론 등 각계각층의 두터운 인맥을 자랑하는 그는 9월이 그 어느 때보다 반갑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바비큐 파티가 인맥 확장의 비결이라는 그에게 9월은 파티를 열기에 날씨가 가장 쾌적한 까닭이다.

자연히 바비큐 파티를 즐겁게 하는 그만의 노하우를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때도 9월이다. 그렇다면 바비큐 파티를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레스토랑 오킴스 김왕열 조리장의 조언과 함께 정리해 봤다.



“요즘 얼마나 좋은 데가 많아요. 음식 맛이든, 분위기든. 그러니 맛도 새로운 맛을 추구해야 사랑 받죠. 남들 다 하는 바비큐로 어디 눈길이나 끌 수 있겠어요?”

김왕열 조리장은 “조리법을 어떻게 달리하느냐에 따라 어떤 재료든 바비큐 재료가 될 수 있다”면서 “최근에는 양고기처럼 흔하지 않으면서 맛있는 아이템이 환영받는다”고 말했다.

흔히 바비큐하면 쇠고기나 돼지고기의 등심, 소시지 등의 재료를 떠올리지만 허브 오일에 하루 동안 절인 양고기야말로 최근 가장 선호도가 높은 바비큐 재료라는 것. 뼈를 제거한 닭다리도 환영받는 바비큐 재료. 간장과 꿀, 마늘을 넣은 양념이나 요구르트와 커리 파우더를 섞은 양념에 재어 내놓으면 단연 인기라고. 살아 있는 오징어나 흔하면서 저렴한 주꾸미도 추천할 만한 재료. 최근 특급 호텔에서 한창 선보이고 있는 바비큐 메뉴의 경우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해산물의 비중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주재료가 육류냐 해물이냐에 따라 소스를 달리하는 것이야말로 바비큐의 맛을 결정짓는 관건이다. 무엇보다 소스도 건강을 고려해 선택해야 한다. 예컨대 고기에 바르는 소스에 식초를 넣을 경우 고기의 소화를 방해한다. 이 때는 새콤한 향만 더할 수 있는 레몬즙을 넣는 게 더 낫다. 흔한 바비큐 소스 대신 데리야키 소스를 준비하면 야채 소스로도 활용할 수 있어 좋다. 해물에는 절인 바질 오일 소스 등을 더하면 좋다.



여름에는 시원한 맛의 맥주를 선호하는 이들이 많지만 가을의 바비큐에는 와인이 좋다. 특히 그릴에 구운 고기와 레드 와인은 최상의 궁합이다. 소주를 준비했다면 바비큐 재료로 커리 요구르트 양념으로 절인 닭고기가 좋다. 바비큐 파티에 국물이 나오지 않는 점을 상쇄할 수 있어서다. 삼겹살과 소주의 조합 대신 소주에 양갈비를 곁들이는 모험도 시도해 보자.



김 조리장은 고기류를 구울 때 불에 직접 닿지는 않고 향만 베어 들 수 있도록 불과의 간격을 신경 쓴다고 한다. 특히 육류든 생선이든 즙이 새어 나오지 않아야 참 맛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센 불에 살짝 그을린 뒤 약한 불로 은근히 익히는 방법을 선택한다. 쭈꾸미의 경우는 알루미늄 호일을 깔고 굽는 것도 좋다.

금세 타는 것을 막아준다. 맛을 좋게 하기 위해서도 굽는 기술은 중요하다. 숯도 어떤 것을 쓰느냐에 따라 바비큐의 맛에 큰 차이가 있다. 향나무를 토막 내서 숯불 위에 뿌리면 고기의 잡내가 사라지고 나무의 향이 은근하게 배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