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공희정 기자
2007.01.11 11:17:29
[이데일리 공희정기자] 애플이 올해 세계 휴대폰 시장의 최대 이슈로 꼽히는 아이폰을 공개한 것과 관련, 국내 휴대폰 업체가 받는 영향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애플은 지난 10일 키패드 없이 터치스크린만으로 동작되는 슬림 휴대폰을 올 6월 미국의 싱귤러를 통해 처음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제품은 애플의 아이팟 MP3 플레이어를 휴대폰에 그대로 적용해 애플의 아이튠 스토어에서 노래나 TV 프로그램, 영화 등을 쉽게 다운로드 할 수 있다.
또한 야후와 구글 검색 엔진이 내장된 `사파리`라는 무선 인터넷 브라우저를 탑재해 인터넷, 이메일 사용을 PDA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그 외에도 GPS 기능과 연동되어 있는 구글맵이 내장되어 있어 지도에서 원하는 장소와 전화번호를 동시에 검색할 수 있는 기능도 지원된다.
김병기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11일 "아이폰은 MP3플레이어 시장에서의 아이팟처럼 세계 휴대폰시장을 석권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휴대폰 시장은 MP3플레이어 시장과는 달리 세트업체와 소비자 사이에 통신사업자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아이폰이 비교적 고가에 출시될 예정이어서 광범위한 소비자층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애플이 목표로 제시한 2008년 판매량 1000만대를 달성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세계시장 점유율 0.1%에도 미치지 못하는 물량이다.
그는 특히 "애플은 아이폰을 올 6월 미국, 4분기 유럽, 내년 아시아 시장에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라며 "적어도 올해 중에 아이폰이 세계 휴대폰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은 낮다"고 강조했다.
김애널리스트는 또 "애플은 아이폰을 미국의 통신사업자 싱귤러를 통해 독점 공급할 계획"이라며 " 이로써 미국 내 1위 GSM 사업자인 싱귤러는 CDMA 사업자인 버라이존과 스프린트의 고객을 빼앗아 올 수있는 강력한 `무기`를 확보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2위, 3위 사업자인 버라이존과 스프린트 또한 뮤직폰 또는 스마트폰 라인업을 강화하며 맞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애널리스트는 "이에 따라 시장에서 고가의 프리미엄 휴대폰 경쟁이 촉발될 것"이라며 "이는 중고가폰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업체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 아이폰이 GSM 모델 중심으로 출시되는 것은 CDMA 시장에서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는 업체들에게는 호재라고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미국 GSM시장의 점유율 1, 2위 업체인 모토로라와 노키아는 아이폰으로 인한 타격을 피하기 힘들 것"이라며 "그러나 미국 CDMA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LG전자와(시장점유율 1위), 삼성전자(3위)가 애플 아이폰 출시로 인해 받을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강희영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올 전세계 중고가폰시장에서 특별한 킬러 애플리케이션(killer application)이 없다는 점에서 아이폰과 같이 새로운 폼팩터와 차별화된 기능을 제공하는 휴대폰의 등장은 기존의 휴대폰 업체들에게 위협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고가폰 시장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고, 이번 CES에서 구글과 야후의 컨텐트를 특화한 구글폰과 야후폰을 상반기 중에 출시한다고 밝힌 바 있어 아이폰과의 직접적인 경쟁 또한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리고 아이폰이 북미 시장에서 먼저 출시된다는 점에서는 상대적으로 북미 시장 비중이 높은 LG전자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국내 부품 업체 수혜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이폰의 케이스는 대만의 캐처 테크놀로지와 폭스콘 테크놀로지(Foxconn Technology)가 공급하고, 카메라 렌즈는 역시 대만 하드웨어 부품업체 라르간 공급하여 대만의 혼하이프리시전(Hon Hai Precision)이 최종적으로 휴대폰을 제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국내 주요 휴대폰 부품 업체들 중에 아이폰으로 수혜를 입는 업체는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