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한덕수 경제 부총리

by최한나 기자
2005.03.25 12:24:39

"올해 5% 성장목표 그대로 유지"
"신불자대책 관치 아니다..어차피 회수어려운 채권"
"은행 외국인 이사 제한규정 안 둬"

[edaily 최한나기자] 한덕수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5일 정례브리핑에서 "중소기업 대출과 원자재 값, 토지시장 등에서 일부 불안요인이 있어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음을 일문일답 -토지이용규제 합리화 측면에서 수도권 고밀도 개발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고밀도 문제는 중앙정부 혼자 결정할 수 없는 것이고 지자체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도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답하기 어렵다. 토지 이용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필요하다면 필요한 지역에 필요한 정도로 고밀도화 문제를 연구 검토할 수 있다. -통계청의 2월 고용동향을 보면 전체 실업자에서 전직 실업자 비중이 90%가 넘는다. 이들에 대한 대책은. ▲현재 노동부에서 선진경제 시스템의 하나로서 고용안정서비스를 대폭 개편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실업자에게 적절한 자리를 찾아주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훈련을 받게 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현재 축적된 고용안정 기금 규모는 약 8조원 정도 된다. 이런 재원을 실업으로 고통받고 있는 자들에게 좀더 과감히 투입해야 한다. -엊그제 발표된 신불자 대책에 대해 은행들의 부담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많다. 금융권 부담을 높여서 신불자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신관치(新官治)가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이번 신불자 대책은 새로운 관치도 아니고 은행에 대해 큰 부담을 지게 하는 것도 아니다. 지난 2년동안 신불자 당사자 뿐 아니라 정부 정책 전반이 신불자 문제로 굉장한 어려움을 겪었다. 이렇게 된데는 여러 사람이 책임이 있다. 정부 정책에도 문제가 있었고, 신용이 떨어지는 사람에 대해 무리하게 카드를 발급했던 금융기관에도 문제 있었다. 본인들의 능력을 생각하지 않고 과도하게 소비한 신불자 책임도 있다. 기본적으로 채권을 갖고 있는 것은 은행이고 그것이 현실적으로 회수될 수 없는 것이라면 은행권으로서는 당연히 조치해야 한다. 그 안에 정부가 할 일이 있었다. 예를 들면 자산관리공사(캠코)가 자영업자의 채권 사들일 때 소요되는 자금 부족분을 지원하는 것 등이다. 금융권과 힘을 합해 해결하는 것이기 때문에 관치라고 볼 수 없다. 기본적으로 상환받을 수 없는 죽은 채권을 살리는데 정부와 금융권이 힘을 합친 것이다. 은행의 부담은 분명히 있다. 그러나 회수할 수 없는 채권이라면 그동안 쌓아온 대손충당금 활용해서 신불자들이 경제활동을 정상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부는 약간의 촉진자로서 뒤에서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 뿐이다. -기획예산처가 중기재정안 발표하면서 올해 성장율을 5%로 전망했다. 부총리가 전망하는 올해의 경제성장율은. ▲현재로서는 성장율을 바꿔야 할 요인이 없다. 유가나 환율 등 충격이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해 완전한 결론을 낼 수 없지만 당초 재경부가 발표했던 5% 수준은 올해 우리의 목표로 계속 가져가겠다. -기초생활보호대상자인 경우 신불자가 아니더라도 이자 감면과 향후 10년간 상환 등 지원받게 되는데, 기초생보자의 경우 정부가 사회적 측면에서 지원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 부분에 대한 정부 책임을 은행권으로 넘긴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기초생활보호대상자는 신불자와 유사하다. 기초생보자로서 생활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왜 그런 혜택을 주느냐는 비판은 옳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기초생보자는 일반적으로 굉장히 열악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로서 그들에 대한 대책 필요하다. -중소기업 연체율이 2개월 연속 상승했다. 여기에 대한 대책은. ▲중기연체율 분명히 조금씩 상승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특별한 대책을 요구할 만큼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다. 2000년에 프라이머리CBO를 발행해서 벤처 지원했었던 것 등으로 인한 영향들이 지금 나타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경기가 좋아지고 있으므로 나아질 것이다. 아직은 특단의 대책 필요하지 않으며. 대출연장하는 문제는 은행과 기업간 원활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은행 등에 대한 외국인 이사수 제한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금감위에서는 제한하겠다고 하고 있는데, 재경부 입장을 확실히 해달라. ▲현재 국적을 기준으로 이사 취임을 제한하는 규정은 없다. 앞으로도 국적을 기준으로 이사수를 제한하는 규정은 만들지 않겠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이런 문제를 놓고 비즈니스 차원에서 투자하는 분들과 금융 관련되는 분들이 대화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규정을 만드는 것은 옳지 않다. WTO적 문제가 있는 것 사실이다. 금융에 대해 규정하고 있는 서비스 교역에 관한 일반 협정에 따라 미국과 캐나다 등은 이와 관련한 양허를 받았다. 정책 자체가 필요하냐 안하냐는 다른 차원의 문제이고 우리는 양허받은 바가 없다. DDA 협상시 포함시킬 것이냐는 것은 정부내에서 좀더 검토하겠다. 윤증현 위원장하고도 개인적으로 얘기를 해봤다. 윤 위원장은 이사수 제한한다면 규정에 의해서 하는 게 아니고 관행에 의해 하고, 관행이 뿌리내릴 때쯤 다른 관련 규정 만들어 순차적으로 하는 것이 좋은 방안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내 입장과 윤 위원장의 입장이 다르지 않다고 본다. -행정수도 이전이 확정되면서 수도권 규제 완화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 높다. 수도권 토지규제 어떤 방향으로 추진하나. ▲수도권 문제는 행정부처 이전과 관련해서 수도권을 금융 허브로 만들고 세계 일류 도시로 만들기 위해 토지 이용을 좀더 자유롭게 해야한다는 것에 기반한다. 어떤 속도와 어떤 범위로 할 것이냐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외국인 투자업종 25개가 수도권에 입주할 수 있도록 돼있다. 과천을 어떻게 하고 청사 이전후 땅을 어떻게 하는 것은 좀더 신중히 체계적으로 검토하겠다. -에너지 문제에 대한 전략이 없다고 지적했는데 이는 해외국가와의 공조를 의미하는 것인지. ▲국내적으로 에너지를 절약하고 에너지 이용 효율을 높이고 중장기적으로 산업구조를 선진적으로 개편하는 것들은 잘 되어 있다. 계속 추진해가면 된다. 그러나 세계 상위권 원유 수입국으로서 지녀야 할 교섭력과 원유 파는 주체들과의 대화창구 등이 부족하다. 글로벌한 차원에서 세계를 보고 에너지 정책을 다루는 안목과 전략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에너지 다원화 및 외국 에너지 보유국과의 공조를 지적한 것이다. -전세계에 스크린쿼터를 유지하고 있는 국가가 8개밖에 없다고 통상교섭본부장 시절 지적했었다. 미국의 이 분야 통상압력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데 정부의 입장이 분명하지 않다. 정부가 입장을 유보하고 있는 사이에 갈등이 일어날 소지가 커지고 있다. ▲어떤 정책이라도 필요성과 추진하는 방법은 상당히 세련돼야 한다. 어떤 때는 그 문제를 직설적으로 공론화해야 하고, 공론화가 상당히 진행돼있으면 구체적으로 어떤 속도로 어떻게 할 것이냐를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것이 좋다. 참여정부의 국정을 다루는 4대 원리가 있다. 원칙과 신뢰, 공정과 투명, 대화과 타협, 분권과 자율 등이 그것이다. 이런 국정 원리에 따라 좀더 세련되게 운영해야 한다. 결론이 나올 시점은 현재로서 예측하기 어렵다. -정동채 장관은 최근 스크린쿼터제를 반드시 사수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부처간 조율이 안되서 이견 나오고 있는 건 아닌지. ▲이 문제는 주무장관이 관련된 자들과 좀더 대화해야 한다고 본다. 범정부 차원에서 조정해야 할 시점에 조정하겠다. 현재는 문광부 장관이 장관으로서 영화인들과 좀더 대화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