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KT 부정채용' 김성태, 유죄 확정…대법 "뇌물 맞다"
by한광범 기자
2022.02.17 10:35:48
이석채 전 회장 국감 증인 빼주는 대가로 부정채용
원서접수도 안한 자녀, KT지원 받아 일사천리 입사
法 "간사 권한으로 이익챙겨…용납될 수 없는 범행"
| 김성태 전 국민의힘 의원. (사진=이데일리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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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이석채 전 KT 회장을 국정감사 증인에서 빼주는 대가로 딸이 KT에 부정채용된 혐의로 기소된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17일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전 의원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함께 기소된 이 전 회장은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김 전 의원은 2012년 10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여당 간사로 근무하며 이 전 회장의 증인 채택을 무산시킨 대가로 딸의 KT 정규직 채용이라는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국회 상임위원회 증인 채택은 여야 상임위 간사의 합의가 있을 때만 채택이 될 수 있다. 김 전 의원은 당시 야당의 강력한 요구를 뿌리치고 증인채택을 무산시켰다.
이 전 회장은 비슷한 시기 서유열 당시 KT 홈고객부문 사장에게 “김 전 의원이 우리를 위해서 열심히 일을 하니 스포츠단에서 임시직으로 일하는 딸을 정규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해보라”고 지시했다.
이 같은 지시 이후 김 전 의원 딸의 정규직 채용은 절차를 무시하고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파견업체 소속으로 2011년 4월부터 KT스포츠단에 근무한 김 전 의원 딸 A씨는 애초 2012년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에 지원하지 않았다. 그는 공채 절차에 참여한 것은 입사지원이 마감된 후 한 달가량이 지난 시점인 2012년 10월 15일이었다. 더구나 당시는 서류 합격자들의 인적성 검사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둔 시점이었다.
KT 채용담당부서에서 근무하던 대리 B씨는 인성검사 발표 하루 전인 2012년 10월 15일 인적성 검사 주관 업체 측에 A씨 신상정보를 보내고 검사 대상자로 추가해달라고 요청하고, A씨에게 “내용 들으셨다 들었다”며 인성검사 참여 요청 메일을 보냈다. A씨는 다음날 인성검사를 치렀지만 불합격 대상으로 분류되는 유형으로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A씨에 대한 채용절차는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이어졌다.
B씨는 같은날 A씨에게 입사지원서 작성을 안내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메일에는 “한번 만나 뵙고 상세한 설명을 드리겠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KT 채용담당자들은 입사지원서를 제출받은 이후에도 A씨에 대한 특별관리를 이어나갔다. 결국 A씨는 지원서 송부 이후에도 채용담당자 요청에 따라 수정된 지원서를 다시 보냈다. A씨는 이후 실무면접·임원면접에 합격해 2013년 1월자로 KT 정규직 사원으로 입사했다.
이 같은 비정상적인 채용 절차가 진행됐지만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한 A씨는 김 전 의원과 마찬가지로 부정채용 일체를 강하게 부인했다. 서류접수 기간에 지원을 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선 “제가 출장이 잦아 B씨가 서류접수를 대신 해주겠다고 했다”며 “B씨에게 입사지원서를 출력한 하드카피로 제출해 공채에 응시한 것으로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B씨는 이 같은 A씨 주장에 대해 “당황스럽다. 그런 적이 없고 말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그러면서 “서류전형과 인적성 검사까지 끝난 상황에서 A씨를 공채에 태우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자신에 대한 혐의를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했던 김 전 의원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2심은 이를 뒤집었다. 2심은 부정채용과 이에 대한 대가성 모두를 인정했다. 2심 재판부는 “이 전 회장이 김 전 의원 딸 A씨에게 다른 지원자들에게 없는 여러 특혜를 제공해 정규직으로 채용될 수 있도록 했다”며 “환노위 간사였던 김 전 의원에게 딸의 취업이라는 재산상 이익을 뇌물로 제공했고, 김 전 의원은 이를 미필적으로라도 인식하며 묵인한 채 수수했다”고 결론 냈다.
그러면서 김 전 의원에 대해 “국감 증인 채택 반대 대가로 딸의 취업 기회를 뇌물로 수수한 것은 그 자체로 매우 부정하고 용납될 수 없는 범행”이라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