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며 과속잡는 순찰차’ 한달새 1654건 단속…“얌체운전 딱 걸리네”

by정두리 기자
2022.01.02 15:44:58

단속없겠지 ‘슬쩍’ 위반도 원스톱 색출
계도 1067건·단속 570건·형사입건 16건
국도로 단속확대…이륜차 단속기능 개발중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지난 12월 31일 오전 9시 10분경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공항방향 4.5km 지점에서 이른 아침부터 때 아닌 추격전이 벌어졌다. 한 슈퍼카가 제한속도 100km/h 구간에서 200km/h 속도로 질주를 하자, 이를 암행순찰자가 곧장 뒤쫓았다. 내부에 탑재된 속도측정장비로 과속 차량을 정확히 포착한 암행순찰자는 5km를 끈질기게 추격한 끝에 난폭운전자 검거에 성공했다. “지금까지 과속 아니라며 ‘배째라’식 위반자들 때문에 애먹었죠. 이젠 모니터에 과속 차량 속도가 정확히 표출되니까 발뺌도 못합니다” 인천청 고속도로순찰대원의 말이다.

암행 순찰차에 설치된 운영패드 메인화면. (사진=정두리 기자)
주행하면서 과속 차량을 단속하는 암행순찰차가 단속 한 달만에 효과를 톡톡히 거두고 있다. 단속 카메라가 없다고 과속을 일삼는 캥거루 운전자나, 초과속을 하고도 오리발을 내미는 적반하장식 난폭운전자도 이제는 더 갖다 댈 핑계가 없어졌다.

지난 12월 31일 오전 9시 10분경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공항방향 4.5km 지점에서 200km/h 속도로 주행한 난폭운전자와 경찰의 추격전이 벌어졌다. 경찰은 순찰주행 중 탑재형 속도측정장비를 활용해 해당차량을 포착하고 5km여를 쫓아 운전자를 잡아내 형사입건했다.

2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이 지난달부터 시행한 ‘순찰차 탑재형 교통단속장비’를 지난 12월 한 달간 운영한 결과 △계도 1067건 △단속 570건 △형사입건 16건 등 총 1653건을 단속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경찰이 도입한 ‘순찰차 탑재형 교통단속장비’는 △레이더 △카메라 △제어기 △운영패드 총 4가지로 구성돼 있으며, 전방 차량의 속도를 측정해 과속을 자동 추출한다. 암행순찰차 운전석 옆에 설치된 운영패드 모니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단속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이번 단속은 각 시·도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암행순찰차 17대에 해당 장비를 장착해 제한속도의 40km/h를 초과하는 초과속운전을 대상으로 우선 단속이 이뤄졌으며, 제한속도의 40km/h 이하 과속의 경우에는 계도장을 발부하고 있다.

김상숭 인천청 암행순찰대 팀장은 “그간 단속 카메라 앞에서만 속도를 줄이고 다시 과속하는 행태가 도로교통을 위협하는 큰 문제로 제기됐었는데, 탑재형 단속장비로 언제 어디서든 단속을할 수 있어 운전자의 경각심을 높이는 데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특히 “패드에 분·초까지 정확한 시간에 얼마나 과속을 했는지 표식이 바로 뜨기 때문에 과속 운전자들도 핑계를 댈 수 없게 됐다”면서 “번호판 인식도 바로 되고, 정확도도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실제 암행순찰자에 달린 레이더의 속도 측정 정확도는 오차 2% 내외로, 고정식 단속 카메라 수준으로 정확하다.

다만 과속 차량을 뒤쫓다 보니 추돌사고 등 유사시 교통사고에는 항시 유의해야 한다. 김 팅장은 “암행순찰차로 늘상 업무를 하다보니 심적으로 어려움은 없지만, 항상 긴장하면서 단속하는 과정에서 안전에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고 했다.

경찰은 오는 2월까지 탑재형 교통단속장비를 시범운영한 후 미비점을 보완해 이륜차 단속기능을 추가로 개발하고, 연내 일반 국도에서도 단속을 확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