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아프간과 우호사업" 밝혔지만…투자 리스크 커(종합)
by신정은 기자
2021.08.29 17:46:35
中아프간 주재 대사 "아프간 문제 정치적 해결"
탈레반, 중국 투자 기대하고 있지만
아프간 광물자원 추출에 대규모 인프라 필요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중국이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의 재건을 위해 실제로 투자할지 국제적인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은 경제적인 이득보다는 정치적인 상황을 고려하면서 탈레반을 도울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29일 중국 관영 환구시보에 따르면 왕위(王愚) 아프간 주재 중국대사는 전날 중국 국제텔레비전(CGTN) 방송에 출연해 “현재 아프간 정세가 빠르게 변하고, 카불의 정세는 매우 불안정하고 불확실하다”면서 “중국은 아프간의 주권, 독립, 영토의 완전성을 존중하고 아프간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 정책을 지키며 아프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왕 대사는 또한 “정세 변화를 예의주시하며 아프간 각 측과 광범위하게 접촉하고 중국·아프간 우호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인류 운명공동체 이념을 굳게 지키고, 아프간이 지역적 우세를 발휘하고 아프간 국민이 더 많은 복지를 누리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미군이 철수한 후 무주공산이 된 아프간에서 중국은 장악력을 확보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달 탈레반 2인자 물라 압둘가니 바라다르를 톈진(天津)에서 만나기도 했다.
또한 중국은 탈레반이 아프간 정부를 장악한 후부터 소통과 협력을 강조해왔다.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하자 서방 국가들은 대부분 카불 대사관을 폐쇄하고 외교관을 철수시켰지만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카불 대사관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은 이란, 파키스탄에 이어 아프간의 3대 교역국이다. 양국 간 교역 규모 자체는 작지만 2020년 중국의 아프간 직접투자는 11% 이상 늘었다.
탈레반 역시 중국이 아프간에 다양한 투자하도록 설득하고 있다. 수하일 샤힌 탈레반 대변인은 최근 CGTN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도 중국이 아프간 건설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그러나 중국이 아프간에 투자 결정을 하는 건 탈레반의 기대처럼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미 ABC방송은 28일(현지시간) 지적했다.
로위 연구소의 로저 샤나한 박사는 “아프가니스탄에 너무 많은 투자를 하는 것은 중대한 리스크(위험)이 될 수 있다”며 “중국이 탈레반 통치의 본질에 대해 큰 우려를 하지 않고 있고 탈레반은 신장(新疆)위구르 문제에 침묵을 지키고 있지만 중국인들은 미국으로 부터 많은 교훈을 얻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만약 중국이 아프간에 투자를 결정한다면 정치적인 목적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미군의 철수 후 탈레반이 신장 지역에 들어와 테러 위협이 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어서다. 탈레반과 신장 위구르족은 모두 이슬람 수니파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아프간에 묻혀 있는 희토류 등 광물 자원을 노린다는 분석도 나왔지만 실제 자원을 추출하려면 많은 인프라 시설이 필요하다는 한계가 있다. 아프간에는 최소 1조달러, 최대 3조달러(약 3500조원) 규모의 희토류가 묻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구쉐우 독일 본 대학 국제학 센터 소장은 “아프간의 천연자원이 중국 정부의 주요 투자 동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른 지역보다 이곳에서 자원을 추출하는 비용이 더 많이 들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중국은 당분가 탈레반과 관계를 강화하면서도 아프간에 대한 직접적인 투자는 시차를 둘 것으로 보인다.
상하이 국제학대학의 중동 전문가인 판훙다 교수는 “중국이 해외투자를 위해 필수적으로 고려하는 건 해당국의 안전”이라며 “과거 미국의 지원을 받는 정부 아래서 안전과 안정을 이루지 못한 것이 아프간 대한 중국의 투자를 제한하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