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도년 기자
2015.08.07 09:58:55
엘리엇 4426억·일성신약 2120억 대부분 차지
엘리엇, '뉴 삼성물산' 지분율 0.63% 줄어…사실상 철수
[이데일리 김도년 기자] 제일모직(028260)과 삼성물산(000830) 합병의 최종 관문이었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금액이 양사합계 675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삼성그룹은 다음 달 1일 계획대로 합병회사를 출범시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그룹 지배권을 공고히 할 수 있게 됐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이날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6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규모를 집계한 결과 총 1171만 730주, 6702억 5095만원으로 나타났다고 공시했다. 증권사를 통한 일반주주들은 한국예탁결제원이 이달 5일 오후 4시 접수를 마감했고, 삼성물산 측에 직접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주주들은 전일(6일) 자정까지 접수를 했다.
접수 결과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4426억원, 일성신약 2120억원으로 행사 규모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두 곳을 제외하면 합병에 반대하며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 주주는 미미했다.
삼성물산은 청구권을 행사한 주식에 대해서는 주당 5만 7234원에 매입하게 된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합병계약서에서 양사에 청구되는 주식매수가액 합계가 1조 5000억원을 넘어서면 합병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고 명시했는데, 집계 결과 6700억원 규모만 행사를 했기때문에 합병 계약은 그대로 유지된다.
엘리엇이 보유 지분의 4.95%에 대한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 데 대해서는 삼성과의 경영권 싸움에 밀려 승산이 없다는 정세 판단에 따라 서서히 출구전략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앞으로의 법정소송 등을 의식한 상징적인 차원이란 해석이 분분하게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번 청구권 행사로 합병 법인의 엘리엇 보유 지분이 1% 이하로 줄어드는 만큼 사실상 철수 수순에 들어갔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지분 매각 이후 엘리엇은 삼성물산 지분 2.17%를 보유하게 된다. 다음달 ‘뉴 삼성물산’이 출범하면 엘리엇 지분율은 0.63%로 줄어들어 주주로서의 영향력을 상당 부분 상실하게 된다.
한편 제일모직 주주 중에서는 보통주 1주(15만 6493원)만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눈길을 끌었다.
◆용어설명 : 주식매수청구권
합병, 영업 양수도 등 주주총회 특별 결의사항에 대해 반대 의견을 갖고 있는 주주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공정한 가격으로 되사달라고 회사측에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