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안승찬 기자
2009.06.26 11:35:32
일반가정 가스료 월 2200원 추가
심야전기 사용자 부담 커..교체 불가피
상가 전기료 月6670원-기업 가스료 月250만원 추가
한전 적자 6600억 감소..가스공사 4000억 수혜
[이데일리 안승찬기자] 정부가 내일(27일)부터 전기요금은 평균 3.9%, 가스요금은 평균 7.9% 각각 인상키로 했다.
한국전력은 지난해 적자규모만 2조9000억원에 달하는 데다 가스공사의 누적 미수금도 5조원에 달해 요금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전기요금과 가스요금 인상으로 일반 가정과 기업의 비용 부담은 얼마나 될까. 최대 수혜자인 한국전력과 가스공사에게는 얼마나 도움이 될까.
정부는 어려운 경제상황과 서민부담을 고려해 주택용과 농사용 전기요금은 동결했다. 이에 따라 일반 가정의 전기요금 추가 부담은 없다.
만약 자녀가 3명 이상인 가정이라면 전기요금은 더 줄어든다. 현재 3명 이상의 자녀를 가진 가정의 경우 월 300kWh 이상 사용하는 경우 할인 혜택을 부여했지만, 오는 8월부터는 전기사용량과 상관없이 일괄적으로 20% 가량의 전기요금 할인 혜택을 부여하기로 했다.
지난 5월 3자녀 이상의 가구당 월 평균 사용량인 317kWh으로 계산하면 기존보다 매달 8273원 정도 추가로 요금이 절감된다. 이 제도는 오는 8월부터 도입된다.
전기요금의 경우 주택용은 동결했지만, 주택용 가스요금은 5.1% 인상됐다. 이에 따른 모든 가구의 비용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불가피하다. 99㎡ 4인가구의 월 사용량이 약 66㎥라고 가정하면 가구당 월 2200원 정도 비용이 늘어난다.
지식경제부는 가스요금 인상이 반영되면서 소비자물가는 0.08%포인트 인상될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에너지 낭비가 심하다고 평가받는 심야전기 요금의 경우 8% 인상돼 심야전기를 이용한 난방시설을 사용하는 일반 가정이라면 추가적인 요금 부담이 불가피하다.
또 심야전기의 경우 오는 2013년까지 매년 정기적으로 요금을 인상할 계획이어서 앞으로 부담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정부는 내년부터 심야전력 신규접수를 중단하는 등 심야전력을 근본적으로 억제한다는 방침이다.
김영학 지식경제부 2차관은 "20년 전에는 심야전력 사용을 장려했지만 지금은 심야전력 사용에 따른 국가적 낭비가 너무 심하다"며 "심야전력의 경우 합리적으로 조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심야전력의 적정원가 보상비율은 62.9%다.
하지만 심야전기의 경우에도 예외조항을 뒀다. 기초생활수급자, 사회복지시설 등 사회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심야전력을 계속 공급하고 할인률도 기존보다 높여 요금인상이 크게 없도록 배려했다.
주택용 전기요금은 동결됐지만 일반 가게나 상가의 전기요금은 이번에 2.3% 인상됐다.
상가나 건물의 월 평균 전기사용량은 2947kWh다. 이번에 일반용 전기요금이 2.3% 인상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월 6670원의 비용이 늘어난다. 일반용 도시가스도 9.1% 인상돼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기업들의 부담은 더 늘어난다.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률은 6.5%로 결정됐다.
기업들의 월 평균 사용량은 4만9599kWh라는 점을 감안하면 월 23만 수준의 요금인상 효과가 발생한다.
산업용 가스요금은 9.8% 크게 뛰었다. 기업들의 전국 평균 가스 사용량은 약 320만㎥다. 매달 250만원 가량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생산자물가 상승 요인은 0.098%포인트, 산업용 가스요금 인상에 따른 요인은 0.1%포인트로 추정되고 있다. 합해서 0.198%포인트의 생산자물가가 상승할 전망이다.
전기요금과 가스요금 인상으로 연간 전기소비는 36억kWh 감소와 이에 따른 4억1000만달러의 LNG 수입비용 절감이 기대된다. 또 가스소비량도 연간 61만톤 감소해 LNG수입은 3억1000만달러 줄일 수 있다.
무엇보다 이번 전기요금과 가스요금 인상으로 가장 수혜를 보는 것은 한국전력(015760)과 가스공사(036460)다.
한전은 지난해 2조9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뼈를 깎는 자구노력으로 1조2000억원의 비용절감을 실현한다고 하더라도 1조1000억원 가량의 적자가 예상된다.
전기요금 3.9% 인상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대략 6600억원 규모다. 따라서 이번 인상으로 한전의 적자도 6600억원 가량 감소할 수 있다. 이 경우 한전의 올해 적자폭은 4800억원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지난 3월 이후 가스요금 인상이 지연된 가스공사는 현재 5조원이 넘는 누적 미수금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7.9%의 가스요금 인상은 금액으로 환산하면 4000억원 수준이다.
가스공사는 이번 가스요금 인상으로 4000억원의 미수금을 환수할 수 있고, 현재 400%를 넘는 부채비율도 다소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스공사가 올해 자구노력을 통해 3000억원 가량의 비용을 절감을 달성할 경우 가스공사의 미수금은 4조3000억원 수준으로 낮아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