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학선 기자
2009.05.22 14:40:15
휴대폰 할부대금 유동화.."현금확보·재무부담완화 기대"
[이데일리 이학선기자] SK텔레콤(017670)이 현금확보를 위해 회사에 쌓인 미수금을 털어내는 작업에 돌입한다.
SK텔레콤은 고객에게 받을 휴대폰 할부대금을 유동화해 외부로부터 5500억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지난해 실시한 휴대폰 장기할부 프로그램이 재무구조에 부담을 주자 나온 일종의 `고육지책`이다.
SK텔레콤은 오는 29일 특수목적회사(SPC)인 `생각대로티제일차유동화전문회사`를 통해 6410억원 규모의 유동화증권(ABS)를 발행할 예정이다.
이번에 발행되는 ABS는 선순위 5500억원, 후순위 910억원으로 구성된다. 후순위 ABS는 신용보강 차원에서 SK텔레콤이 인수하며, 나머지 5500억원을 순수한 외부조달액으로 볼 수 있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원금기준 약 6850억원 규모의 휴대폰 할부대금채권을 SPC에 양도하기로 했다. 약 151만명(인당 45만원)으로부터 받을 휴대폰 할부대금을 미리 매각한 것이다.
SK텔레콤이 자산유동화에 나선 것은 지난 2003년 `네이트제오차자산유동화` 발행 이후 6년만에 처음이다. 휴대폰 장기할부 프로그램으로 현금흐름이 악화되고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하자 자산유동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지난해 6월부터 기존 12개월이었던 휴대폰 할부판매기간을 18~24개월로 늘렸고, 이로 인해 기타비유동자산의 장기미수금 계정이 6180억원 급증했다.
현금흐름표를 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지난해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410억원 감소했는데, 주된 이유 중 하나가 장기미수금 증가 때문이다. 이 항목에서 차감된 금액은 5720억원으로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4340억원)을 웃돈다. 회사채 발행이나 장단기 차입으로 돈을 채워넣지 않았다면 SK텔레콤의 보유현금 감소폭은 더욱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휴대폰 장기할부 프로그램은 대리점 등에 대한 지급수수료 증가로 이어져 영업이익을 까먹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등 SK텔레콤에 만만치 않은 후폭풍을 남겼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SK텔레콤은 휴대폰 할부대금채권액이 한때 3조원에 달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비유동자산부담이 컸다"며 "결국 미래에 받을 돈을 앞당겨 받는 방식으로 재무구조와 자산건전성 개선을 시도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