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막말하는 전남편, 면접교섭 막을 수 있나요[양친소]
by백주아 기자
2026.05.16 07:02:02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안은경 법무법인 숭인 변호사]
3년 전, 남편의 외도로 이혼을 하고 열 살 딸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이혼 당시 상간녀 소송까지 진행되었고, 남편은 재산분할과 양육비도 주지 않으려 계속 재판을 이어가다 어렵게 마무리되었습니다.
상처가 큰 이혼이었지만 그래도 아이는 보호 해줘야 하는데, 남편은 어린 딸아이에게 말을 너무 함부로합니다. 한참 이혼소송 중일 때는 ‘니 엄마 때문에 바람을 핀 거고 너 때문에 엄마가 힘든 거’라며 아이와 저에게 책임이 있단 식으로 말했고, 이런 일들이 반복되면서 아이는 상당한 충격을 받고 전 남편을 거부하는 상태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면접교섭은 해야 한다고해서 전 남편과 아이를 만나게 해줬지만, 아이를 만날 때마다 ‘엄마 때문에 너를 볼 수 없다’는 식의 이야기로 아이를 힘들게 했습니다. 전 남편은 아이가 자신을 거부하는 게 제 탓이라며 툭하면 제게 욕설을 퍼붓기도 하고요.
올해 초엔 면접교섭권 문제로 크게 다투는 일이 있었습니다. 저는 아이가 상담한 내용을 보여주며 아이가 안정될 시간을 달라고 했습니다. 상담내용은 ‘아이가 아빠의 행동에 배신감을 느끼고 아빠를 만나면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이 계속 떠올라 상담조차 거부하는 상태’라는 내용입니다. 아이는 아빠라는 말조차 꺼내지도 못하게 합니다. 그래서 면접교섭을 할 수 없다고 했더니, 면접교섭권 이행명령을 신청했습니다. 아이가 이렇게 힘들어하는데도 면접교섭을 꼭 해야 하나요?
△안은경 법무법인 숭인 변호사: 면접교섭권이란 자녀를 직접 양육하지 않는 부모 일방과 자녀가 서로 만나고 연락하면서 관계를 이어갈 수 있는 권리를 말하며(민법 제837조의2 제1항), 부모의 권리임과 동시에 자녀의 권리입니다. 이혼 등으로 자녀가 부모 중 일방의 양육 아래 놓인 경우에도 부모와 자녀가 지속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가질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제도입니다. 면접교섭을 통해 자녀가 정서안정과 원만한 인격 발달을 이룰 수 있게 하고, 이를 통해 자녀의 복리를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 제도의 궁극적인 취지입니다.
△안은경 법무법인 숭인 변호사: 면접교섭이 협의나 재판 등으로 정해졌다면, 원칙적으로는 정해진 내용대로 이행하는 것이 권리의 성격이나 제도 취지에 부합합니다. 정해진 일정이나 방식대로 면접교섭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 생겼다면 서로 협의하여 조정·변경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일방적으로 중단하거나 변경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협의가 되지 않는 경우라면 법원에 면접교섭의 변경이나 제한 등을 구해볼 수 있습니다. 민법 제837조의2 제3항은 “가정법원은 자의 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때에는 당사자의 청구 또는 직권에 의하여 면접교섭을 제한·배제·변경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면접교섭권의 주된 목적은 비양육친과 자녀의 정기적인 교류를 통하여 자녀의 복리를 실현하는 데 있으므로, 면접교섭이 자의 복리를 침해한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면접교섭권의 행사가 제한 또는 배제될 수 있는 것입니다.
△안은경 법무법인 숭인 변호사: 사연자의 전 남편이 아이에게 “엄마 때문에 바람을 피웠다”, “너 때문에 엄마가 힘든 거다”, “엄마 때문에 너를 볼 수 없다”는 식의 말을 했다면, 이런 말은 아이에게 이혼의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고, 아이를 부모 갈등의 한가운데 세우는 말이며, 아이에게는 매우 큰 정서적 상처가 될 수 있습니다. 더구나 아이가 현재 아빠라는 말조차 꺼내지 못하게 하고, 상담내용에서도 아빠를 만나면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이 떠오른다고 되어 있다면, 이는 단순한 거부감이 아니라 아이의 심리적 안정이 무너진 상태로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연자는 민법 제837조의2 제3항에 따른 심판을 청구하고, 면접교섭이 오히려 아이의 복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점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상담기록, 상담사 소견서, 아이가 면접교섭 후 보인 불안 증상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 전 남편의 발언이 담긴 문자나 녹취 등)를 제출하면서 법원의 판단을 구해 볼 수 있겠습니다.
법원은 단편적인 사실관계나 단기적인 갈등상황만을 보지 않고 장기적으로 면접교섭이 자녀에게 주는 긍정적인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합니다. 또한 면접교섭의 시기, 장소, 방법 등을 제한하는 방향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편이며, 면접교섭 자체를 배제하는 것에는 매우 신중합니다. 법원에서는 사연자의 사연에 드러난 정보 외에도 다양한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면접교섭의 제한·배제 사유가 있는지 여부를 살핀 후, 자녀의 성장과 복지에 가장 도움이 되고 적합한 방향으로 판단을 해 줄 것입니다.
△안은경 법무법인 숭인 변호사: 전 남편의 이행명령 신청에 대해서는 면접교섭을 허용하지 않는데 정당한 사유가 있음, 즉 “현재 면접교섭의 이행이 자녀의 복리에 반하여 불가능하거나 부적절하다”는 점을 소명하시면서 기각을 구하고, 이를 넘어 장래의 면접교섭 내용 자체를 재설정하기를 원한다면 면접교섭 제한·변경 신청을 하면 되겠습니다.
| |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26년 가사변호사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 △사단법인 칸나희망서포터즈 대표 △전 대한변협 공보이사 △인생은 초콜릿 에세이, 상속을 잘 해야 집안이 산다 저자 △YTN 라디오 양소영변호사의 상담소 진행 △EBS 라디오 양소영의 오천만의 변호인 진행 △MBN 한 번쯤 이혼할 결심, KBS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