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병원 키운다…한총리 “우수 전문병원 지원” 긴급지시

by조용석 기자
2024.03.12 10:02:29

한총리, 11일 명지성모병원 방문 후 긴급지시
3차 병원 대비 낮은 2차 병원 수가 상향 전망
“구급요원, 환자 이송시 전문병원 고려토록 교육”
“국민 누구나 ‘우리 동네 빅5’를 믿고 찾아야”

[세종=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전공의 업무거부로 인해 의료공백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정부가 2차병원(중소병원·전문병원)에 대한 적극적인 힘싣기에 나섰다. 지역의료를 활성화해 ‘빅5’ 등 상급종합병원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의료체계를 확립하기 위해서다.

11일 오후 한덕수 국무총리가 의료 현장의 상황 청취를 위해 서울 영등포구 뇌혈관전문 명지성모병원을 방문해 의료진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12일 총리실에 따르면, 한덕수 총리는 전날 2차 전문병원인 명지성모병원을 현장 방문한 이후 복지부 등 유관부처에 전문성 및 성과에 따른 지원 방안 등을 검토할 것을 긴급지시했다.

주요 지원방안으로는 수가조정이 될 전망이다. 현재 수가 지원은 병원 규모별 기준이 적용, 전문병원의 경우 똑같은 치료와 높은 진료 전문성에도 불구하고 상급종합병원보다 낮은 수가가 지급된다. 2차 전문병원의 가산율은 10%로 3차 상급종합병원(15%) 대비 5%포인트나 낮다.

한 총리는 “뛰어난 진료 실적을 보인 전문병원과 강소병원들에 환자가 많이 이송될 수 있도록 문체부는 대국민 홍보를 해달라”며 “소방청은 일선 구급요원과 119구급상황실 등에 지역별·질환별 전문병원과 강소병원에 대한 정보공유와 교육을 확실히 하고, 지역 간 환자 이송 과정에서도 복지부가 지정한 필수분야 전문병원이 고려되도록 하라”고 추가 지시했다.



이같은 지시는 심뇌혈관 질환 환자와 같은 긴급 환자는 근처에 전문병원으로 먼저 이송이 가능함에도, 일선 구급요원들이 상급종합병원의 권역응급센터나 지역응급의료센터로 먼저 이송했다가 다시 전문병원으로 옮겨 골든타임을 놓칠 때가 많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정부가 2차 병원 살리기에 나선 것은 의료개혁이 성공하려면 동네 병·의원(1차)-중소병원·문병원(2차)-상급종합병원(3차)으로 연결되는 합리적인 의료전달체계가 구축돼야 하기 때문이다. 핵심인 상급종합병원으로의 환자 쏠림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2차 의료기관의 역량 강화 및 인식 전환을 위한 지원 등이 선행돼야 한다.

한 총리는 “필수의료와 지역의료가 붕괴해 전국민이 빅5 병원에 가는 모순을 해소하고, 국민 누구나 ‘우리 동네 빅5’를 믿고 찾아갈 수 있어야 한다”며 “전문병원으로서 모범적으로 운영되는 명지성모병원에서 정부의 의료개혁 방향에 맞는 좋은 제안을 많이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