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의료기기→유리 파우더…무대 넓히는 LG, 향균 소재 신사업 시동
by김응열 기자
2023.05.17 10:00:00
향균 유리 파우더 신사업 추진…부품에 첨가시 향균 기능
해양 생태계 복원 돕는 수용성 유리도 개발, 신사업 준비
1996년부터 연구, 출원 특허만 219건…27년간 준비 착착
류재철 사장 “유리 활용 영역 확장할 것…ESG 경영 가속”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LG전자(066570)가 친환경 향균 소재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육성한다. LG전자는 헬스케어와 전장 등 전통적인 가전사업에서 탈피해 다방면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는데, 이번에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걸맞은 신사업을 발굴해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 유리 파우더를 만들기 전 단계의 조각 유리(컬렛). (사진=LG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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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항균 작용을 하는 ‘항균 유리 파우더’, 물에 녹아 해양 생태계 복원 등에 적용 가능한 ‘수용성 유리 파우더’ 등을 생산하는 신규 사업을 추진한다고 17일 밝혔다.
유리 파우더란 유리를 분쇄해 얻는 미세한 입자다. 유리계 소재의 경우 화학적·열적·변색 안정성뿐 아니라 우수한 내구성을 갖추고 있다. LG전자는 독자적인 유리 조성 설계기술과 가전제품 실사용 환경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항균 성능을 갖는 유리 파우더를 개발했다.
항균 유리 파우더는 플라스틱, 섬유, 페인트, 코팅제 등 다양한 소재를 만들 때 첨가하면 항균 및 항곰팡이 성능을 갖출 수 있다. 실제 항균 소재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수요가 급증해 헬스케어, 포장, 의료, 건축자재 등 여러 산업분야에서 다양한 소재에 적용되며 활용 범위가 점차 넓어지는 중이다.
LG전자는 지난해부터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LG 가전에 항균 유리 파우더를 적용했다. 신체와 자주 접하는 손잡이 등의 플라스틱 부품을 생산할 때 향균 유리 파우더를 첨가해 고객이 제품을 위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LG전자는 항균 유리 파우더의 강점인 유리소재 성분을 정밀하게 방출하는 기술을 기반으로 수용성 유리도 개발했다. 수용성 유리는 물에 녹으면 무기질 이온 상태로 변하는데 이는 바닷속 미세조류와 해조류 성장을 도와 해양 생태계 복원에 활용될 수 있다. 적조 현상이 발생할 때 바다에 살포하는 황토의 대안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LG전자는 신개념 소재 신사업을 추진하면서 우선 항균 유리 파우더 사업을 앞세운다. 이를 위해 이미 작년 3월 정기주주총회 때 ‘유리 파우더 등 기능성 소재 제작 및 판매업’을 정관상 사업목적에 추가하기도 했다. LG전자는 향균 유리 파우더 사업의 시장 규모를 올해 기준 약 24조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LG전자는 해양 생태계 복원시장으로도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LG전자는 ESG 비전인 ‘모두의 더 나은 삶(Better Life for all)’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 중인데, 사업 추진에서도 ESG 경영을 실천한다는 취지다.
| 항균 유리 파우더를 적용한 트롬 워시타워, 디오스 냉장고, 휘센 에어컨 등 LG가전. (사진=LG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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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유리 파우더 관련 연구를 오래 전부터 진행하며 관련 역량을 구축해왔다. 지난 1996년부터 연구를 시작해 현재까지 219건의 유리 파우더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 경남 창원 스마트파크에 연간 4500톤 규모의 생산 설비도 갖추고 있다.
기능성 유리 파우더는 2013년 북미에 출시된 오븐에 첫 적용했다. 당시 LG전자는 오븐 내부의 금속 표면을 기능성 유리 파우더로 코팅해 내부 세척을 간편하게 하는 ‘이지클린’ 기능을 도입했다.
LG전자는 새로 추진하는 신사업을 대외적으로도 알린다. 오는 22일 부산광역시에서 열리는 ‘2023 부산해양주간’에 참여해 ‘해양 환경 개선을 위한 유리의 재발견’을 주제로 신사업을 소개할 예정이다.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 사장은 “앞선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기존 유리 소재 고유의 한계를 뛰어넘고 활용 영역을 지속 확장할 계획”이라며 “기능성 소재 사업이 지속가능한 미래를 이끌며 ESG 경영을 가속화하는 신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사진=이데일리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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