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북핵위협 등 국제정세 위기 속 한미일 협력 강조

by권오석 기자
2023.03.01 15:17:15

취임 후 첫 3·1절 기념식…김건희 여사도 참석
1300여명 참석한 가운데 독립유공자 포상·만세삼창 등 진행
尹 "북핵 위협 등 안보 위기 극복 위해 한미일 협력 중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일 서울 중구 유관순 기념관에서 열린 제104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후 첫 3·1절 기념식에서 `한·미·일 3국 협력`을 강조했다. 중국의 대만 침공 위협, 북한의 무력 도발, 1년이 넘은 우크라이나 전쟁 등 전방위적 위기 상황을 한·미·일 3각 공조를 바탕으로 극복해 나가자는 취지에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됨에 따라, 이번 행사는 각계 국민과 함께 현장성을 살려 대규모로 기획됐다.

기념사에 나선 윤 대통령은 “복합 위기와 심각한 북핵 위협 등 안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한미일 3자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면서 “우리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연대하고 협력해서 우리와 세계시민의 자유 확대와 공동 번영에 책임 있는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윤 대통령의 기념사에는 독립(10회), 자유(8회), 미래(5회) 등의 키워드가 등장했다. ‘자유’는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핵심 가치이자, 각종 연설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단어다. 이날도 어김없이 윤 대통령은 “우리가 이룩한 지금의 번영은 자유를 지키고 확대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과 보편적 가치에 대한 믿음의 결과였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 세계적인 복합 위기, 북핵 위협을 비롯한 엄혹한 안보 상황, 그리고 우리 사회의 분절과 양극화의 위기를 어떻게 타개해 나갈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면서 “우리가 변화하는 세계사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미래를 준비하지 못한다면 과거의 불행이 반복될 것이 자명하다”고 역설했다.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와 이에 대한 맞대응 차원의 한미 연합군사훈련으로 남북 관계가 악화일로인 가운데, 윤 대통령은 `북핵 위협`이라는 단어를 두 번 언급한 것 외에는 대북 메시지는 자제했다.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 당시 대북 비핵화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을 발표한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이날 기념식에는 김건희 여사를 비롯해 애국지사 및 독립유공자와 유족, 주요 공직자 및 여야 지도부, 주한외교단, 시민 등 1300여명이 함께했다. 유관순 기념관은 유관순 열사의 숭고한 뜻을 기리기 위해 1974년 이화여고 내에 건립된 기념관으로 유관순 열사의 사진과 관련 자료 등을 전시하는 곳이다.

회색 넥타이를 매고 태극기 배지를 단 윤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와 함께 기념식장에 들어섰다. 윤 대통령 부부는 김영관 애국지사와 독립운동가의 후손 장예진(대구왕선초 4학년) 학생과 같이 입장했다. 기념식 개식 선언은 이종찬 우당교육문화재단 이사장이 했다. 이 이사장의 아들이자, 독립운동가인 `우당` 이회영 선생의 증손자인 이철우 연세대 교수는 윤 대통령의 죽마고우로 알려져 있다.

행사는 △독립유공자에 대한 포상 △전국의 3·1운동 유적지에서 사전 촬영한 영상 낭독 △독립선언서 낭독 △독립 열망을 표현한 공연·대합창 △만세삼창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독립선언서 영상 낭독에는 안중근 의사를 주제로 한 영화 ‘영웅’의 윤제균 감독과 배우 정성화씨가 참여했다. 독립유공 포상 대상자는 총 104명이며, 기념식에서는 이 중 5명의 포상대상자 유가족이 훈장 등을 직접 받았다. 만세삼창은 독립유공자인 고(故) 김상옥 열사의 외손 김세원, 독립운동가 고 권준 선생의 외손 최재황 경감, 독립운동가 고 장진홍 선생의 현손 장예진 학생의 선도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