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최훈길 기자
2016.06.09 10:00:00
공정위 등 관계부처, 8년만에 대기업집단 지정제도 개편
시행령 총자산 5조→10조로 상향돼 대기업 규모 65개→28개
일감몰아주기, 공시의무 등은 법 개정해 5조로 연내 변경
공정위 "경제성장 고려"..시민단체 "국회서 충분히 검토해야"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카카오 규제 논란을 빚던 대기업집단 지정기준이 8년 만에 개편된다. 총자산 5조원에서 10조원으로 기준이 상향되면서 대기업집단이 28개 기업으로 줄어든다. 자산 5조원 이상 기업에 자산 규모별 차등 규제도 도입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9일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기업청 등 관계부처 TF(태스크포스) 및 경제관계장관회의를 거쳐 이 같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 지정제도 개선방안’을 담은 시행령·법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2008년 7월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으로 현행 기준(자산 5조원)이 도입된 지 8년 만이다.
개선방안에 따르면 대기업집단 지정기준이 총자산 10조원으로 오르고 공기업집단은 대기업집단에서 제외된다. 이 결과 기업집단 규모가 현행 65개에서 28개로 줄어든다. 오는 9월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 즉시 37개 기업은 대기업에서 제외되는 셈이다. 대기업집단 지정제도를 반영한 38개 다른 법령도 동시에 10조원으로 모두 개정된다.
다만 일부 규제의 경우 공정거래법을 개정해 현행 규제를 유지할 방침이다. 공정거래법상 경제력집중 억제시책 중 사전규제인 △상호·순환출자 금지 △채무보증 제한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은 자산 10조원 이상, 사후규제인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일감 몰아주기 방지 규제) △공시의무는 자산 5조원 이상 기업으로 규정했다.
이는 이번에 대기업에서 제외되는 5조원 이상 기업의 경제력집중 폐해, 불합리한 경영행태를 방지하는 취지다. 오는 10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어서 여소야대 국회 논의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법 개정 전에는 자산 10조원 기준이 일괄 적용된다.
지주회사의 자산요건도 14년 만에 현행 1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상향된다. 대기업집단 지정제도와의 균형, 경제여건 변화 등을 고려했다. 대기업집단 지정기준에 대한 재검토 기한도 3년으로 설정해 경제변화 등을 반영하도록 했다. 국민경제 규모 변화, 지정집단 자산총액 변화 등이 고려 요소로 명시됐다.
신영선 공정위 사무처장은 “지난 8년간 국민경제 및 대기업 지정집단 자산규모가 상당히 증가했고, 일부 대기업 하위집단에도 동일 규제가 적용돼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개선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4월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오찬간담회에서 “대기업 지정제도는 반드시 시대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며 개편 필요성을 언급한 뒤, 범부처 TF가 구성돼 논의가 본격 진행됐다. ”
경제개혁연대는 “찬반 의견이 존재할 수 있는 대기업집단 지정 제도는 국회의 소관 상임위에서 충분한 검토를 거쳐 결정하는 것이 합당할 것”이라며 “규율 장치를 보완해 규제의 공백을 막아야 한다”고 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