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價 최악…손해보고 파는 삼성·하이닉스 "감산은 없다"

by서영지 기자
2011.11.16 11:45:29

DDR3 2Gb 256Mx8 1333MHz, 1.03달러…`역대 최저치`
삼성·하이닉스 "스페셜티 D램 70%…감산 계획 전혀 없다"
공장 가동률 100%로 `물량 공세` 중

[이데일리 서영지 기자] PC용 D램 가격이 또 최저치를 경신했지만 삼성전자(005930)와 하이닉스반도체(000660)는 여전히 감산 계획이 없다. 두 회사 모두 모바일·서버용으로 쓰이는 스페셜티 D램 비중이 높아 D램 시황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전자·하이닉스 두 회사는 16일 "D램 생산을 줄일 계획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양쪽 모두 D램 불황 속에서도 공장을 100% 가동하며 물량 공세에 나서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아이서플라이는 올해 3분기 세계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45%의 점유율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하이닉스의 21.5%와 합치면 국내 기업의 시장 점유율은 66.5%로 사상 최대치다.

업계에서는 원가 이하로 PD용 D램 가격이 내려왔다고 추측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업체들은 공장을 100% 가동하며 반도체 치킨게임에서 승자 자리를 확고히 하려는 모습이다.

 

▲DDR3 2Gb 256Mx8 1333MHz 고정거래가격 추이(자료: D램익스체인지)
대만 반도체 가격정보 사이트 D램익스체인지에서 지난 15일 공개한 DDR3 2Gb(기가비트) 256Mx8 1333MHz의 이달 상반기 고정거래가격은 1.03달러로 집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PC용 D램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에 PC용 D램 가격이 내렸다고 해서 감산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전체 D램 중 스페셜티 D램 비중은 70% 정도다. D램익스체인지에서 공개하는 D램의 가격은 삼성전자 D램 중 30% 이하를 차지하는 PC용. 따라서 PC용 D램 가격이 내려가는 것은 삼성전자에 크게 무리가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하이닉스도 마찬가지다. 하이닉스 관계자 역시 "감산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전체적인 경제가 좋지 않아 시장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지만, 하이닉스도 스페셜티 D램이 전체 D램에서 7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감산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이닉스의 공장 가동률 역시 정책대로 100%다.

삼성과 하이닉스의 이러한 계획은 기존에서 달라진 게 전혀 없는 모습이다. 과거 DDR3 1Gb의 가격이 원가 이하 수준으로 떨어졌을 때에도 이 두 회사는 항상 "감산 계획은 전혀 없다"는 견해를 밝혀왔다.

이날 대만 디지타임스는 파워칩·냔야·이노테라·프로모스 등 반도체 업체들이 올 들어 총 26억7000만달러 적자를 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삼성과 하이닉스보다 스페셜티 D램 비중이 작아 시황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흑자도 내고 있고, 국내 업체들은 견딜 만하다"며 "대만 업체들은 영업이익률에서 70~130%까지 적자를 내고 있으니 심각하게 어려운 상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