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TV`의 창조說, 시장전망을 앞서다

by류의성 기자
2010.04.12 11:13:55

윤부근 삼성電 사장 `TV시장 창조설` 적중
작년 LED TV에 이어 올해 3D TV도 시장 전망 앞서

[이데일리 류의성 기자] "혁신 제품은 시장 규모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시장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지요."

삼성전자(005930)가 작년 3월 LED TV를 세계 TV시장에 내놨을 때, 윤부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이 던졌던 말이다.

올해는 3D TV가 시장의 화두로 떠오르는 가운데 `윤TV의 TV시장 창조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윤TV는 삼성전자 사내에서 통하는 윤 사장의 별명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풀HD(초고화질) 3D LED TV를 출시했다.

윤 사장은 지난 3월 `3D 혁명 어디까지 가나` 컨퍼런스 기조연설을 맡았다. 그는 3D TV를 언급하며 `TV 시장 창조설`을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3D TV 시장 규모를 120만대 수준으로 점치고 있다"며 "올해 3D TV 시장을 상당히 소극적으로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혁신 제품은 시장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올해 삼성의 3D TV 판매 목표는 200만대"라고 밝혔다.

`3D TV를 (시장조사업체가 예상하는) 올해 시장 전망보다 더 많이 판매하는 것이 과연 가능하겠냐`는 질문에 윤 사장은 "작년 LED TV를 출시했을 때도 시장 전망치는 보수적이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윤TV`의 전망은 사실로 입증됐다.

시장조사업체인 디스플레이서치가 지난 주 세계 3D TV시장 전망을 상향조정한 것.

디스플레이서치는 지난 1월말 세계 3D TV 시장 규모를 올해 123만대로 제시했다. 2013년에는 1597만대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디스플레이서치는 올해 시장 전망치를 종전 123만대에서 250만대로 상향조정했다. 2013년에는 2700만대로 급신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1월말 전망치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규모고, 2013년 목표치는 무려 1000만대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것은 삼성전자가 풀HD 3D LED TV 출시에 맞춰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시장을 집중공략하면서 3D TV 시장 수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서치는 특히 북미 지역이 올해 전체 3D TV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 국내시장에서 삼성 3D LED TV는 출시 6주 만에 1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작년 LED TV 출시했을 때보다 판매 속도가 더 빠르다.

해외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삼성 관계자는 "해외법인에서도 3D TV 수요가 급증해서 생산이 달릴 정도다. 해외법인들이 난리다. 이런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디스플레이서치는 작년 초 LED TV 시장 전망치를 201만대로 제시했었으나 작년 6월 367만대로 상향조정했었다.

윤 사장은 작년 3월 LED TV를 출시하면서 "200만대 이상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었다.

당시 TV업계에선 삼성이 오만한 것이 아니냐는 비아냥까지 나왔다. 미국 금융위기로 세계 경기가 침체돼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과연 삼성의 고가 LED TV를 사겠냐는 것.

그러나 뚜껑을 연 결과 윤 사장의 말이 적중했다. 삼성전자는 기존 목표인 200만대를 훨씬 웃도는 260만대의 LED TV를 판매해 시장을 주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