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재계 3위 등극..`출총제 그룹 더 늘었다`

by하수정 기자
2006.04.13 12:02:00

현대차 계열사 증가 `최고`
출총제그룹 14개로 확대..두산·CJ는 사실상 졸업효과
상위 대기업군, 부채비율 `뚝`..수익성 `쑥쑥`

[이데일리 하수정기자] SK(003600)그룹이 사상 처음으로 LG그룹을 누르고 자산총액 기준 재계 순위 3위(공기업 제외)를 차지했다.

또 지난해 계열사 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그룹은 현대자동차(005380)로 1년동안 무려 12개의 계열사를 편입시켰다.

올해 출자총액제한제도를 적용받는 기업집단(자산 6조원 이상)은 14개가 지정돼 내년 출총제 전면 재검토를 앞두고 오히려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산총액과 부채비율, 수익성 등 에서는 대기업 중에서도 삼성그룹 등 상위 그룹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뤘던 것으로 나타났다.

◇출총제 적용 그룹 늘어..공정위 목표와 `반대로`

12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06년도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및 출자총액제한 기업집단`에 따르면 올해 출자총액제한제도의 적용을 받는 기업집단은 지난해보다 3곳 증가한 14곳으로 확정됐다.

지난해 11곳에서 5곳이 추가되고 2곳이 빠진 것. 자산이 6조 이상으로 증가한 CJ(001040)와 대림산업(000210), 하이트맥주(000140)가 새로 지정됐고, 삼성과 롯데의 경우 부채비율 100%이하인 기업집단에 대해 졸업시켜주던 예외조항이 폐지되면서 다시 출총제 굴레안으로 들어왔다.

반면 이번에 공정거래법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총수(자연인)`없는 공기업도 지분율 괴리도 및 승수 졸업요건에 충족하면 졸업할 수 있도록 출총제 요건을 완화한 덕에 KT(030200)와 한국철도공사 두 곳은 출총제에서 빠져나왔다. 

단, 그룹은 출총제 적용을 받더라도 개별기업이 지배구조 모범기업으로 지정돼 출총제에서 풀려난 경우도 있었다. 두산그룹의 4개 계열사와 CJ그룹 계열사 2개가 이에 해당됐다. 

특히 이번에 모범기업에 지정된 두산그룹의 두산(000150)과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CJ그룹의 CJ 등은 그룹의 주력 계열사이기 때문에 두산그룹과 CJ그룹은 사실상 출총제에서 졸업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이 같은 실적은 당초 공정위의 목표와는 상반된 것. 공정위는 출총제 적용 기업집단이 대폭 줄어들면서 내년에는 출총제를 굳이 유지시킬 필요가 없을 정도로 기업들의 자율적인 노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강철규 전 공정거래위원장은 "출자총액제한에 해당되는 기업집단이 지난해 11곳에서 올해 5~6개, 내년 이후 2~3개로 점차 축소되면 굳이 이러한 규제를 유지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SK그룹, 자산규모 LG 제쳐..재계 3위

올해 재계는 3위와 4위의 자리가 바뀌는 큰 변화가 일어났다. SK그룹이 사상 처음으로 LG그룹을 누르고 자산규모 기준 재계 순위 3위(공기업 한국전력 제외)를 차지한 것.

SK(003600)는 지난해 48조원에서 올해 54조8000억원으로 자산이 늘었다. 자산 2조원이 넘는 인천정유를 인수하고 해외 법인을 설립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을 펼친 결과다. LG그룹에서 에너지 유통 부분이 GS로, 전선부분이 LS로 각각 떨어져 나간 덕도 봤다.  



1위는 단연 삼성이 차지했다. 삼성의 자산총액은 지난해 107조6000억원에서 올해 115조9000억원으로 뛰어올랐다. 지난해 처음 100조원를 돌파한 지 1년만에 다시 110조원 이상으로 확대된 것이다.

공기업인 한국전력공사(102조9000억원)를 제외하면 현대차(005380)가 지난해 자산 56조원에서 올해 62조2000억원으로 증가해 재계 서열 2위 자리를 지켰다. LG그룹은 지난해 50조9000억원에서 올해 54조4000억원으로 자산이 늘어났지만 SK에 4000억원 못 미쳐 4위로 밀렸다.

◇수익성, 출총제그룹 `쑥쑥`..상호출자그룹 `감소`

대기업 간에도 수익성과 재무건전성 등에서 양극화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 6조 이상의 출자총액제한 기업집단은 당기 순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자산 2조 이상의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으로 보면 순익이 오히려 감소했다.

출총제 기업집단 14곳의 2005년 매출액과 당기순익은 각각 419조3000억원, 30조원으로 전년비 59.7%, 60.4%씩 증가했다.

반면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59곳의 지난해 매출액은 697조원으로 전년비 11.2% 늘었고, 순익은 50조9000억원으로 1.5% 줄어들었다.

부채비율을 보더라도 삼성 등 상위권 그룹 위주로 재무 건전성이 진행됐다는 것을 드러냈다. 출총제 기업집단(금융보험사 제외)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118.3%에서 올해 91.03%로 27.2%p나 뚝 떨어졌다.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96.4%에서 올해 95.4%로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다.

자산총액을 살펴보면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은 873조5000억원으로 전년비 12.2%증가했고, 출총제 기업집단은 지난해보다 무려 59.7%증가한 420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출총제 기업집단에 삼성이 재진입한 효과로 자산이 대폭 늘어난 것이다.

◇현대차, 계열사 증가 `1위`..1년간 12개 편입

작년에 비해 계열사 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그룹은 바로 현대차다. 전장 부품업체인 현대오토넷을 인수했고 골프장을 운영하는 록인CC를 계열사로 편입시키는 등 총 12개의 계열사가 추가됐다. 현대차는 총 40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게 됐다.

또 CJ그룹이 미디어와 게임 분야 진출을 확대하면서 계열사 수를 56개로 8개 늘렸고, 태광산업도 SO사업을 강화하며 8개를 편입해 총 52개의 계열사를 두게 됐다.

계열사 수가 가장 많이 감소한 그룹은 LG다. LG는 LG에너지를 GS에 매각하고 곤지암레저 등 4사를 합병해 8개의 계열사를 줄였고 코오롱과 세아도 각각 5개의 계열사를 제외시켰다.

출총제 기업집단의 경우 평균 계열사 수가 33개로 7.3개 늘었고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은 1.6개 늘어 19.2개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