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령이 통제해 화났다”…초면에 살해 시도한 50대, 징역 3년

by김형일 기자
2024.08.19 10:30:49

화물차 운전기사 등 폭행하고 살해 시도
"전조등 불빛은 혼령…나를 괴롭혀 범행"
재판부, 죄책 무거워…심신미약은 고려

[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길거리에서 처음 본 화물차 기사를 둔기로 살해하려 한 50대 남성이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사진=연합뉴스)
19일 인천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장우영)는 살인미수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A(53)씨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A씨는 지난 4월 15일 오후 9시쯤 인천시 미추홀구 편의점 앞 길거리에서 화물차 운전기사 B(63)씨를 둔기로 살해하려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당시 A씨는 물건 납품을 위해 편의점 앞에 주차한 뒤 B씨의 화물차 유리창과 사이드미러, 편의점 유리창을 깨뜨렸다. 또 사건에 앞서 지나가는 차량을 멈춰 세운 뒤 운전자 C(23)씨를 폭행했다.



A씨는 두 차량의 전조등 불빛을 혼령으로 보고 자신을 괴롭힌다고 생각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당일 A씨는 “혼령이 옷을 사지 못하게 통제해 화가 난다”며 옷 가게에 불을 지를 목적으로 라이터 등을 준비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정신이상 증세를 겪던 중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들을 상대로 범행을 저질렀고, 옷 가게에 불을 지르려고 범행 도구를 준비하기도 했다”며 “죄책이 무겁다”고 꼬집었다.

또 “특히 살인미수 범행으로 무고한 피해자가 허망하게 목숨을 잃는 결과가 일어날 수도 있었다”며 “피해자들이 상당한 신체·정신적 고통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모두 인정했고 과거에 폭행죄로 받은 기소유예 처분 외 전과는 없다”며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던 점 등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