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순용 기자
2024.05.23 09:42:10
등급 24시간 심장혈관흉부외과, 소아·선천성 심장병 핫라인 가동
"신생아부터 노인까지, 모든 심장 치료 가능”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신생아부터 노인까지, 모든 심장 치료는 부천세종병원이 해냅니다.”
A양은 최근 한 여성전문병원에서 태어난 후 저산소증이 지속됐다. 이에 따라 A양은 인천의 한 대학병원으로 이송됐고, 심장초음파 검사 결과 선천성 심장질환이 의심됐다. 해당 병원 의료진은 이내 세종심혈관네트워크(SJ-CCN) 핫라인으로 연락했고 A양은 부천세종병원으로 전원됐다. A양의 진단은 폐동맥판막협착증. 부천세종병원 의료진은 심도자술을 이용한 폐동맥 판막 풍선 성형술을 시행했고, A양은 입원 14일째 정상으로 회복해 퇴원했다.
B양 역시 태어나자마자 청색증을 보였다. 천안의 한 대학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산소 치료에 반응하지 않았다. 선천성 심장질환을 의심한 의료진은 긴급히 핫라인을 통해 B양을 부천세종병원으로 전원시켰다. B양은 선천성 삼첨판막 역류증을 보였다. 또 저산소증이 매우 심했고, 폐동맥 고혈압까지 의심됐다. 부천세종병원 의료진은 먼저 일주일간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 및 일산화질소 흡입 치료를 병행했다. 이후 심장 판막 수술(삼첨판막 성형술)을 시행했고, B양은 생후 25일째 귀가했다.
C군은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출생했다. 산전부터 총폐정맥환류 이상증 의심 진단을 받았고, 분만 전부터 핫라인을 통해 부천세종병원과 상태가 공유됐다.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치료받던 C군은 지속적으로 심한 청색증을 보여 결국 부천세종병원으로 전원 됐다. C군은 분만 전부터 미리 준비 중이던 의료진으로부터 전원 2시간 만에 응급 심장 수술을 받았으며, 며칠 만에 합병증 없이 무사히 퇴원했다.
C군 보호자는 “태아 심장이 안 좋다는 얘기를 듣고 정말 걱정했다”며 “다행히 병원끼리 미리 소통하고 있었고, 신속히 부천세종병원으로 전원 돼 치료할 수 있었다. ‘심장전문병원의 역할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를 깨달았다”고 말했다.
◇ 소아 심장 치료 끝판왕 ‘부천세종병원’…전국 수많은 의료기관의 선택을 받다
부천세종병원(병원장 이명묵)의 소아 심장 치료 역량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전국 각지 병원간 응급 전원 의뢰를 할 수 있는 세종심혈관네트워크(SJ-CCN) 핫라인 체계가 빛을 발휘하고 있다.
23일 부천세종병원에 따르면 전국 최대 규모의 소아심장과, 소아심장외과 전문의를 보유하는 한편, 24시간 원내 소아심장과 전문의 상주 시스템을 구축해 응급 소아 심혈관질환 환자에 대처하고 있다. 또 신속한 심혈관질환 치료가 가능하게끔 지난 2022년 9월부터 독자적인 전국 진료 협력 체계인 세종심혈관네트워크를 가동하고 있다.
세종심혈관네트워크는 전국 2차 및 3차 의료기관의 심혈관센터(응급의료센터 포함)와 진료 협력 체계를 구축, 심혈관질환으로 인해 치료가 필요한 성인 및 소아 환자들이 신속·정확하게 최고의 진료를 받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세종심혈관네트워크의 핵심은 병원별로 복잡한 의뢰 절차를 모두 생략하고, 병원 내·외를 모두 핫라인으로 연결해 진단 및 이송을 협의하고 적절한 치료를 신속하게 시행하는 것이다.
핫라인 연락처는 ‘24시간 심장혈관흉부외과 핫라인’, ‘24시간 소아·선천성 심장병 핫라인’, ‘SJ-CCN 137센터 핫라인’ 등 크게 3가지로 분류한다. 24시간 핫라인은 응급환자를 위함이다. 전원을 의뢰하는 병원 의료진은 365일 언제든 부천세종병원 심장 분야 진료과장과 1 대 1로 직접 연결된다.
이명묵 부천세종병원장은 “소아 심혈관질환의 빠른 전원과 수용은 소중한 어린 생명을 지키기 위한 필수 선행과제다. 부천세종병원은 현재까지 수백건의 전원 의뢰를 100% 수용했다”며 “병원 간 유기적인 연결망을 더 촘촘히 강화해 탄탄한 대한민국 필수의료·소아 응급의료 체계 구축에 이바지 하겠다”고 말했다.
부천세종병원 정현 과장(소아청소년과)은 “응급의료 및 필수의료 육성의 필요성이 날로 강조되고 있다”며 “부천세종병원은 심장전문병원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신생아를 포함한 소아 심혈관질환 환자들의 진료에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
부천세종병원은 소아 및 선천성 심장병에 대한 시술은 물론, 수술적 치료를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피적 폐동맥판막치환술(PPVI) 및 경피적 심실중격결손(VSD) 폐쇄술 최다 시술 센터, 국내 최초 폰탄 환자 좌심실보조장치(LVAD) 삽입 및 심장 이식 성공 등 수많은 ‘최초’, ‘최다’ 수식이 이를 뒷받침한다. 고난이도 복잡성 심기형 수술 역량도 독보적이다. 특히 부천세종병원의 소아 중환자실 집중 치료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전문 인력을 기반으로 한 이른바 ‘토탈 케어’다.
정 과장은 “시술이나 수술을 받은 소아 환자들은 중환자실로 입실하게 되는데, 부천세종병원에서는 소아심장과 중환자실 전담의의 전문적인 진료를 통해 안정적인 회복 과정을 거친다”며 “시술이나 수술 전 상태가 안 좋은 소아 환자들의 경우 핫라인을 통한 전원 후 중환자실로 먼저 입원해 중환자실 전담의의 전문 치료를 거친 뒤 안전하게 시술 및 수술을 받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물론 현실은 마냥 녹록지만은 않다. 정 과장은 “중환자·응급 환자 중에서도 특히 소아 심혈관질환 환자는 우리 의료 시스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병원 입장에선 의료 수가가 낮은 반면, 치료 장비 유지 등에 드는 비용은 커 관련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 자체를 꺼리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또 “소아 심혈관 응급환자 치료는 특히 난도가 높은 분야로 꼽힌다”면서 “대학병원이라 할지라도 소아 심혈관질환 전문의가 한 명도 없는 경우가 흔해 치료받을 적절한 병원을 찾기가 어렵다”고 현실을 꼬집었다.
정현 과장은 “세종심혈관네트워크는 현장의 목소리를 충실하게 담은 시스템”이라며 “앞으로도 심장전문병원 역할에 충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