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 차 지붕 탓에 사망"…포드, 美서 2.3조원 배상 평결

by이현정 기자
2022.08.22 10:08:30

2014년 픽업트럭 전복사고로 부부 사망
유족 "지붕 결함이 사망의 직접적 원인"
포드, 항소 방침…"이번 평결엔 증거 부족"

[이데일리 이현정 인턴기자] 2014년 픽업트럭 전복사고로 목숨을 잃은 부부의 유족에게 차량 제조사인 포드가 징벌적 손해배상액으로 17억달러(약 2조2700억원)를 물어야 한다는 미국 법원의 평결이 나왔다. 포드 측은 즉각 항소 방침을 밝혔다.

미국에서 2014년 픽업트럭 전복사고에 대해 포드가 징벌적 손해배상액 17억달러를 물어야 한다는 평결이 나왔다. (사진=AFP)
21일(현지시간) AP통신 등은 미국 버지니아주(州) 그위넷 카운티 법원의 배심원단이 사고 차량인 포드의 픽업트럭에 지붕 결함이 있었다는 원고 측 주장을 받아들여 이같이 평결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2014년 4월 멜빈 힐(74), 본실 힐(62) 부부는 ‘2002년형 포드 F-250’을 몰고 고속도로를 지나던 중 타이어 펑크로 차량이 전복돼 목숨을 잃었다. 이후 자녀는 차량의 약한 지붕이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 됐다고 주장하며 포드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원고 측 변호인인 제임스 버틀러는 최종 변론에서 “이렇게 지붕이 약한 차량을 판매하면 안 된다”면서 “사고가 났을 때 이런 지붕은 아무 소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포드 엔지니어들은 차량 지붕의 강도를 설정하는 과정에서 고객의 안전을 고의로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원고 측 변호인단은 포드 픽업트럭의 전복사고에서 지붕 손상으로 사망자가 발생한 유사 사건 80건을 증거로 제출했다. 제럴드 데이비슨 원고 측 변호인은 “이런 트럭 수백만 대가 여전히 도로를 주행하고 있다”며 “앞으로 더 많은 사상자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피고 측 변호인단은 “포드가 무책임하게, 고의로 고객을 위험에 빠뜨렸다는 증거는 없다”고 반박했다. 평결 이후 포드는 즉각 성명을 내 “우리는 유족의 슬픔에 공감하지만 이번 평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면서 항소 의사를 밝혔다.

이번 평결이 확정되면 조지아주 법에 따라 징벌적 손해배상액 17억달러의 4분의 3 이상은 주 당국이 받게 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