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면발' 내세워 젊은층 공략..너구리 아성 이어갈까?
by함정선 기자
2015.01.13 09:53:16
일반 라면보다 2배 굵은 '우육탕면' 출시
신라면 등 장수 브랜드 만으로는 점유율 하락 지속
젊은 층 공략하고 경쟁사 대비 차별화 강조
| 농심은 일반 라면보다 면발이 2배 두꺼운 신제품 ‘우육탕면’을 13일 출시했다. |
|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농심이 기존 라면과 차별화된 ‘굵은 면발’을 내세워 젊은 소비층 공략에 나섰다. 더 이상 ‘신라면’과 ‘안성탕면’ ‘너구리’ 등 2~3개 장수 브랜드 만으로 시장 점유율을 이전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
13일 농심(004370)은 면발이 일반 라면보다 2배 굵은 ‘우육탕면’을 출시했다. 소고기와 버섯, 각종 야채와 고추장으로 맛을 냈다. 굵은 면으로 유명한 ‘너구리’ 제품보다도 면발이 1.5배 더 굵다. 지난 2013년 5월 ‘야채라면’, 지난해 4월 ‘육개장 봉지라면’ 이후 최고의 야심작이란 평가다.
농심은 ‘굵은 면발’을 내세워 젊은 층을 사로잡고 한때 70%에서 59%까지 하락한 라면 시장 점유율을 다시 끌어올릴 계획이다. 연 매출 500억원, 연내 라면 순위 10위 진입을 목표로 세웠다. 굵은 면발을 통해 젊은 소비자들의 기호를 잡겠다는 것.
농심 자체 조사에 따르면 연령대가 낮을수록 상대적으로 굵은 면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씹는 맛이 좋고 포만감이 오래 유지되는 면을 좋아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농심이 젊은 층 공략에 나선 것은 젊은 고객이 전통적인 라면 대신 ‘불닭볶음면’과 같은 새로운 트렌드의 라면을 더 많이 찾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양한 종류의 라면이 출시되면서 ‘신라면’ 등 전통적인 라면의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
이와 함께 농심은 스프 경쟁을 면발 경쟁으로 돌려 경쟁력을 입증할 전략도 세웠다. 소비자들이 더이상 스프를 통한 라면 맛에 차별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까닭이다.
실제로 그동안 ‘맛’ 때문에 신라면을 선호했던 소비자들이 거부감 없이 다양한 라면을 즐기고 있다. ‘진라면’을 내세운 오뚜기의 라면 점유율이 20%까지 확대된 것도 이 영향이다.
굵은 면은 단시간에 속까지 익지 않을 가능성이 커 경쟁사가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영역이다. 굵은 면 시장을 키울수록 농심에 유리할 수 있다.
농심은 우육탕면이 너구리와 육개장사발면, 안성탕면, 신라면을 잇는 새로운 ‘히트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농심은 우육탕면을 내세워 면발로 세계 라면 시장을 점령한 일본 기업들과 본격적인 경쟁에도 나설 계획이다.
농심 관계자는 “일본 기업들은 스트레이트 면, 굵은 면 등 다양한 면발로 차별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며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일본 라면과 시장 쟁탈전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농심이 신제품 하나로 단시간에 시장점유율 회복가 수익개선 성과를 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그동안 농심의 시장 점유율이 꾸준히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농심의 지난해 4분기 라면 매출 역시 부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농심의 4분기 영업이익이 27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2% 이상 감소할 것으로 봤다. 라면 점유율 역시 60~61%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