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성문재 기자
2013.07.25 10:49:08
빙하 밑 메탄 방출 우려..대부분 개발도상국에 타격
"석유·가스 효과보다 작황 감소, 홍수 피해 등이 더 커"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빠른 속도로 녹아내리고 있는 북극 빙하에 대한 심각한 경제적 우려가 제기됐다. ‘경제 시한 폭탄’으로까지 비유됐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와 네덜란드 에라스무스 대학교의 공동 연구팀은 북극 빙하가 녹으면서 발생할 경제적 손실이 최소 60조달러(약 6경7080조원)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자연과학 학술지 네이처(Nature)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에 따르면 해양과 기후 조절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북극 빙하가 녹을 경우 세계 곳곳에서 곡물 작황 급감, 홍수 피해, 인프라 파괴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연구팀은 러시아 북부 동시베리아 바다 밑에 매장돼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상당량의 메탄을 주목했다. 이는 이산화탄소보다 20배 강력한 온실가스다. 매장된 메탄이 유출될 경우 지구 온난화는 더욱 빨라진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메탄 방출에 따른 잠재적 비용이 60조달러에 달할 것이라며 특히 이같은 피해의 80%는 개발도상국에서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FT는 북극이 최근 몇년간 이전보다 2배 이상 빠른 속도로 따뜻해지면서 얼음 면적이 2001년 이후 매년 영국 영토 면적만큼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지난해 여름 북극 얼음 면적은 지난 1979년 위성 관측 이래 가장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1년 영국 해양과학 전문가인 케임브리지대학교 피터 워드햄스 교수는 북극 빙하가 오는 2015년까지 모두 녹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게일 화이트맨 에라스무스대학교 교수는 “단지 북극곰을 위한 것이 아니다. 국제 사회와 세계 경제를 위해 중요하다”며 세계 각국 지도자들이 ‘경제 시한 폭탄’에 대해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FT는 이전까지 북극 빙하 용해는 경제적으로 이익이 나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고 전했다. 얼음 밑에 매장된 석유와 가스를 추가적으로 시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기 때문이다. 케임브리지대학교 비즈니스스쿨의 크리스 호프는 “사람들은 수십억달러의 경제적 효과를 계산해왔지만 우리는 수십조달러의 비용 부담과 추가 영향에 대해 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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