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난에 '타이 풀고·스타킹 벗은' 특급호텔들

by김미경 기자
2013.06.17 11:10:47

“1도를 낮춰라”..26도 방침에 몸살중
올해부터 실내온도 기준 25도->26도 올라가
피크시간 냉방자제 부분소등 안간힘
외국인 투숙객 이미지 타격 우려돼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객실이나 연회장 온도를 낮추는 대신 직원들이 주로 사용하는 사무실 등의 냉방을 줄이고 있어요.”(세종호텔)

“직접적으로 고객을 상대하지 않는 직원 위주로 긴팔 유니폼을 벗고 캐주얼한 옷으로 교체하거나 여성 직원들은 스타킹을 안 신어도 된다는 플랜이 내려졌죠.”(인터컨티넨탈호텔)

30도를 넘는 불볕더위에 연일 전력수급 경보 ‘관심’이 발령되자 특급호텔들이 애를 먹고 있다. 실내 온도를 낮추기 위해 LED 전구로 교체하거나 사무실 냉방을 자제하는 등의 방법으로 직원들이 더위를 감수하는 분위기지만 투숙객들을 이해시키는 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의 그린카드 서비스.
17일 서울 시내 주요 특급호텔에 따르면 최근들어 국내 사정을 알 리 없는 외국인 이용객들 사이에서 “호텔이 덥다”는 불만 접수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 명동 세종호텔 관계자는 “내국인들이야 전력난으로 실내온도 기준을 26도로 유지해야 한다는 사실을 아니까 이해하지만 외국인 고객들은 그런 내막을 모르고 있어 이를 설득하기 위해 진땀을 빼고 있다”며 “덥다는 고객들에게 정부 지침을 자세히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플라자호텔은 각 층의 고객 공용구역과 객실에 ‘정부 시책에 따라 전업장 및 객실을 26도로 유지하고 있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비치해 고객에게 사전 인지시키고 있다. 행여 온도 제한 때문에 발생할 고객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에서는 모든 객실의 커튼을 모두 달아 객실 평균 기온을 떨어지도록 했다. 해가 많이 들어오는 남향 객실은 이미 지난 4월부터 객실 커튼을 모두 닫기 시작했으며 이달부터는 모든 객실에 적용했다. 이를 통해 객실의 평균 기온이 2~3도 정도 떨어지는 효과를 봤다.

롯데호텔서울은 낙후된 냉난방 시설을 고효율 시설로 교체하고 외부전문가 집단의 컨설팅을 받는 등 보다 근본적으로 에너지를 절감을 실천하고 있다. ‘환경안전팀’이라는 별도의 전문조직을 개설해 첨단화된 장비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가 하면 구매과에서는 열효율을 고려하는 내부 지침서와 규정을 만들어 관련제품을 구매토록 했다.

특히 절전 운동에 고객이 주체가 되는 ‘그린카드’ 서비스를 실행하는 호텔들도 많아졌다. 전국 11개 호텔을 운영하는 앰배서더 호텔 그룹과 임피리얼 팰리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이 대표적이다. 이 호텔들은 침대 시트나 수건을 재사용하겠다는 의미를 갖고 있는 ‘그린 카드’를 객실 내 두어 깨끗한 침구를 매일 세탁하는 등의 에너지 낭비를 막는데 고객이 동참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도 무더위를 대비해 오는 8월5일부터 30일까지 4주간에 걸쳐 에너지 절감에 집중한다. 오전 10시부터 1시간, 오후 2시부터 3시간 등 총 4시간 집중 절감 활동으로 2410KWH를 절약, 15% 절감 효과를 호텔 측은 내다보고 있다.

앰배서더 호텔 그룹 관계자는 “서비스 업종인 호텔이 일반 근로 현장과 유사하게 온도를 관리하는 것은 고객 불만을 유발할 수 있고, 이미지 훼손도 우려돼 쉽지 않다”면서도 “정부 권고 수준에 맞춰 운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은 고객 대상 운행 서비스로 전기차를 운행 중이다. 고유가 시대에 경제성과 친환경성을 두루 갖춘 전기차를 작년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운행하고 있다. 호텔 이용 고객이 구내 셔틀 요청 시 이용 가능하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
앰배서더 호텔 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