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책임경영 실종이 위기 초래..오너경영 필요하다"

by윤종성 기자
2011.10.26 11:59:44

강만수 산은금융그룹 회장, 삼성 사장단 회의서 밝혀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강만수 산은금융그룹 회장이 "오너 중심의 지배체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6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005930) 사옥에서 열린 `수요 삼성사장단회의`에서다.

강 회장은 이날 `위기를 넘어 일류국가로`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지금 금융시장의 위기는 책임경영 실종에서 오는 문제들이 많다"며, 이 같이 밝혔다.



강 회장은 "선진국은 버는 것보다 많이 쓰고, 신흥국은 버는 것보다 적게 쓰면서 지금의 위기가 초래된 것"이라며 "여기에 경쟁적인 환율절하 정책이 맞물리면서 이웃나라들을 궁핍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위기 극복을 위해선 선진국은 생산성을 높이고 후진국은 소비를 늘려야 하는데, 이런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단기 대책만 쏟아내는 게 문제라는 지적이다.

그는 또 "저축을 하고 투자를 하고 해서 실물경제가 돌아가야 하는데, 지금 자본주의는 카지노, 돈놀이판이 돼버렸다"면서 "탐욕과 투기가 아닌, 절제· 근면 등 자본주의 고전적인 미덕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 회장은 이 같은 자본주의의 근본적인 문제를 `책임경영의 실종`에서 찾았다. 전문경영인 체제보다는 오너 체제로 책임경영을 강화해야 위기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금융업체나 기업들이 최고경영자(CEO) 중심에서 오너 중심 체제로 바뀌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강 회장은 "책임경영 실종에서 오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선 오너 경영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강 회장은 "2009~ 2011년까지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한국이 취한 위기극복정책을 교과서적 본보기로 평가받고 있다"며 "그렇게 욕을 먹었지만 국가 경영의 기본은 경상수지 흑자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는 판단이 옳았다는 것"이라고 평했다.
 
그는 또 "성장이 없는 안정은 없으며, 포퓰리즘은 망하는 길"이라며 "한국이 처한 현재의 위기는 근래 몇 십년간이 아니라 유사이래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운명이 달라질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날 강 회장의 발표 내용은 지난 1월 서울 G20 보고대회에서 당시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 자격으로 발표했던 내용을 근간으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