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좌동욱 기자
2011.07.06 11:21:17
채권단, 현대重 인수 포기에 실망감..실무자들도 놀라
무산 우려 속에 `깜짝후보`가능성...SK·STX그룹 `주목`
[이데일리 좌동욱 기자] 시가총액 15조원대의 하이닉스반도체(000660)에 대한 매각작업이 또 다시 안갯속 국면으로 빠졌다. 유력 인수 후보기업이었던 현대중공업(009540)이 6일 공시를 통해 인수 포기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기 때문이다.
대체로 하이닉스 매각이 또 다시 유찰될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반대로 예상치 못한 깜작 후보가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이날 현대중공업의 입수 포기 의사와 관련, "인수의향서(LOI) 제출 마감 시한까지 기다려 볼 것"이라며 "결과에 따라 매각 진행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M&A 결과는 미리 예측하기 어렵다"며 "현대중공업의 불참도 시장 예상과는 다른 결과가 나온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채권단 내부적으로는 현대중공업의 인수 포기 결정에 대해 크게 당혹해하는 분위기다. 최근까지 현대중공업 대주주인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이 하이닉스 인수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결정으로 보인다"며 "내부 실무자들도 오늘 공시를 보고 놀랐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금융권에선 하이닉스 매각이 또 다시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하지만 채권단 관계자는 "현대중공업 변수는 양면성이 있다"고 섣부른 전망을 경계한다. 현대중공업때문에 인수전 참여 여부를 고민해왔던 대기업들이 있기 때문이다.
국내 재벌그룹들은 옛 계열사를 되찾는 M&A(인수·합병)엔 가급적 참여하지 않는다는 불문율이 있다. 실제 최근 현대건설이나 현대종합상사 등 구(舊) 현대가(家) 계열사 매각 당시엔 구 현대 계열사들만 참여했다.
채권단의 다른 관계자도 "현대중공업 외 2개 정도의 대기업이 인수 여부를 내부적으로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신주 발행을 통한 인수 방식을 허용하는 등 기업들의 인수자금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여러 조건들도 하이닉스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금융권에서는 SK와 STX그룹을 또 다른 인수후보자로 지목하고 있다. 또 LG그룹, 한화그룹, 효성그룹 등도 잠재적 인수후보군으로 분류한다. 하지만 해당 기업들은 모두 인수의지가 없다고 일축하고 있다.
하이닉스 인수의향서 제출마감은 8일 오후 4시. 이제 단 이틀 남았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