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유정 기자
2008.04.01 11:30:00
국내외펀드 상위20권중 플러스수익률 4분의 1 불과
국내펀드·ETF 선전..상품·러시아등 틈새시장 선방
[이데일리 김유정기자] 작년 한해 펀드시장을 `달콤`하다고 한다면 올초 펀드시장은 `씁쓸`하기만 했다. 3월 국내 주식시장은 미국의 베어스턴스 유동성 위기로 연중 최저점을 찍으며 깊은 조정을 겪었다. 달러/원 환율 급등까지 맞물리며 코스피는 1500선까지 추락했다.
미국에서 시작된 유동성 충격은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증시로 번졌다. 각국 시장의 내부적 요소까지 가미해 중국과 베트남 등은 예상외의 큰 폭 하락을 나타냈다.
국내 주식형펀드 중에는 작년 활황장과 달리 대형 성장주펀드들이 부진한 반면 인덱스펀드와 가치주펀드, 상장지수펀드(ELF) 등에 관심이 쏠렸다. 해외펀드 중에는 상품관련 펀드와 중남미, 러시아, 중동·아프리카 등 `틈새` 지역이 비교적 선방했다.
하지만, 역시 시장 부진을 이기지는 못해 상위 20위권 국내외 펀드 중 각각 5개 정도의 펀드만 플러스수익을 보이는데 그쳤다.
1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31일 기준으로 순자산 100억원 이상 국내주식형펀드 중 연초 이후 가장 좋은 성과를 거둔 펀드는 삼성투신운용의 `KODEX반도체 상장지수`였다. 수익률은 6.92%.
반도체지수 섹터지수를 추종하는 이 펀드는 동일 기간 유형평균 수익률 -7.86%에 비해 상당히 좋은 성과를 보였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의 `TIGER SEMICON 상장지수` 펀드와 `KOSEF IT ETF` 등이 각각 연초 이후 6% 넘는 성과를 나타냈다.
삼성그룹주를 담고 있는 펀드들의 선전도 두드러졌다. `동양 e-모아드림삼성그룹주식`을 비롯해 `한국삼성그룹주식`펀드가 20위권에 6개나 자리잡았다.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삼성SDI 등 IT업종군들이 최근 1개월간 상승률이 양호했고, 의료정밀업종 대표종목인 삼성테크윈도 비교적 양호한 상승패턴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수익률 하위 20위권에는 삼성그룹주와 반대로 SK그룹주가 이름을 올렸다. 우리CS운용의 `SK그룹우량주플러스주식`이 연초 이후 수익률 -18.76%로 매우 부진한 성적을 냈다. 화학 에너지 등이 주력인 SK그룹주의 주가가 고유가와 원화약세로 연초대비 30%가량 하락했기 때문이다.
중소형주 펀드들도 부진했다. 미래에셋맵스운용의 `TIGER중형가치`(-17.73%)와 삼성운용의 `KODEX중형가치`(-17.52%), 우리CS운용의 `KOSEF중형순수가치`(-15.27%), 알리안츠운용의 `GIBest중소형주식`(-14.82%) 등도 하위권을 차지했다. ()
이계웅 굿모닝신한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삼성그룹주와 SK그룹주의 엇갈린 성과에 대해 "삼성그룹은 14개 정도의 종목이 업종별로 분산돼 있지만 SK그룹과 화학과 에너지, 통신을 위주로 된 테마펀드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그룹주 펀드의 경우 IT업종이 연초 이후 5% 상승하며 코스피지수 하락률(-13%)에 비해 선방하는 등 환경이 좋았다는 설명이다. 또, 삼성 특검으로 지배구조와 투명성 등 그간 삼성그룹주를 압박하던 요소들이 어느 정도 해소된 것이 선반영된 효과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또, 중소형주 펀드가 유독 부진했던 것은 연초와 같이 힘겨운 장세에서는 중소형주처럼 소외 종목까지 오르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