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고속철서 기관사 사망…승객 400여 명 위험한 질주

by채나연 기자
2024.12.27 09:17:37

프랑스 고속철 기관사 없이 달리다 자동 정지
열차 멈춘 후 2km 후방에서 기관사 시신 발견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크리스마스 이브 프랑스에서 고속철도를 운행하던 기관사가 열차에서 뛰어내리면서 승객 400여 명이 탑승해있던 열차가 혼자 질주하는 일이 발생했다.

프랑스 고속철도 ‘테제베’(TGV)‘.(사진=뉴스1)
25일(현지시간) BFM TV 등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이브인 지난 24일 저녁 7시 파리 리옹 역을 출발해 남동부 생테티엔으로 향하던 고속철도 기관사가 열차에서 뛰어내려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사고 당시 열차는 전속력으로 달리고 있었으며 총 400여 명의 승객이 탑승해 있었다.

기관사가 응답하지 않자 승무원들이 조종실을 확인했고 내부가 비어 있자 관제 당국은 즉시 양쪽 선로의 열차 운행을 중단시키고 소방 당국에 신고했다. 열차는 시스템이 작동하기까지 약 3km를 기관사 없이 달렸다.

사고 당시 시속 300km로 달리던 고속철도는 자동 제동 시스템을 통해 멈춘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열차에는 바크마(Vacma)로 자동 제동 시스템이 장착돼 있어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이 장치는 기관사가 30초 동안 손으로 레버를 조작하거나 발로 페달을 밟지 않을 경우 경고음이 울리고, 이후 3초 후에도 아무런 반응이 없을 시 비상 브레이크를 작동해 열차를 정지시킨다.

기관사는 열차가 멈춰 선 곳으로부터 2㎞ 상류 지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멜룬 검찰청은 수사 결과 해당 기관사가 개인사로 우울증을 겪어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이날 사고로 고속철도 12대의 열차가 지연 운행해 3000여 명의 승객이 영향을 받았으며, 일부 승객들은 최대 5시간까지 지연 피해를 입었다.

SNCF는 가장 큰 피해를 본 열차 승객들에겐 티켓 가격의 최대 100%를 보상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