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조 시장 잡아라"…유통가 펫팸족 공략 확대

by신수정 기자
2024.03.03 14:57:14

반려동물 인구 1500만 돌파
가족 인식 강해져…월 평균 19만원 지출
식음료, 생활용품에서부터 호텔, 유치원까지
시장 양극화 뚜렷…전문가 "시장 확대하지만 프리미엄 시장 성장세는 더 지켜봐야"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반려동물을 키우는 국내 인구가 1500만명을 넘어서면서 유통업계가 ‘펫팸’(Pet+Family)족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반려견과 반려묘를 가족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장난감과 의류를 넘어 식음료와 생활시설까지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펫팸족이 늘어나면서 유통업계 등이 반려동물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제주항공 객실 특화서비스팀 ‘일러스타팀’ 소속 승무원이 체험존을 방문한 고객들의 반려견의 캐리커쳐를 그려주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주항공)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통업계는 다양한 반려동물 상품과 서비스로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제품과 서비스로 크게 구분되는 반려동물 시장에서 우선 제품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식음료 부문에서는 펫우유나 펫아이스크림, 멍소주·멍맥주, 케이크, 멍마카세 등 종류와 형태가 계속 진화하고 있다. 간식도 수제간식을 비롯해 일종의 휴먼그레이드(사람이 먹을 수 있는 재료로 식품을 만드는 것)로 사료를 만드는 프리미엄 상품도 등장했다.

특히 제품 시장에서는 양극화마저 나타나고 있다. 구찌와 루이비통 등 명품 브랜드는 고가의 강아지 의류나 하네스를 선보이며 펫팸족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나섰다. 또 다이소에서는 경제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견주들을 위한 5000원 이하 반려견 의류와 장난감 등이 늘었다.

서비스 시장에서도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병원 진료 등 헬스케어에서부터 미용과 호텔 등 라이프케어 시장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강아지의 사회화와 보육을 맡아주는 유치원도 늘어나고 있으며 최근엔 집에 혼자 남아있는 반려견의 심심함을 달래줄 독플릭스(강아지 전용 채널)도 등장한데다 영상통화와 펫캠 기능이 있는 대화형 TV도 맞춤상품으로 나왔다.

반려견과 함께 할 수 있는 체험형 공간도 늘었다. 반려견을 데리고 들어갈 수 있는 ‘메가박스 퍼피시네마(수원 영통점)’를 비롯해 반려동물 동반이 가능한 소노호텔앤리조트 일부 객실도 마련됐다. 반려동물 동반 여행객을 위한 항공 서비스도 확대됐다.



제주항공은 2021년 11월부터 기내 동반 탑승이 가능한 반려동물의 무게 기준을 올리고, 편당 최대 탑승 가능한 반려동물의 수도 기존 3마리에서 6마리로 확대하는 등 반려인 승객 공략에 적극적이다. 특히 2022년 5월부터는 반려견 전용 ‘여행 도시락(Pet-Meal)’ 판매를 시작했다. 대부분 고가의 서비스지만 펫팸족의 열띤 호응에 관련 산업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유통가가 반려동물 사업에 적극적인 이유는 지속적인 시장의 성장 때문이다.

KB금융지주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반려동물 월평균 양육비(치료비 월 3만2791원 포함)는 약 18만6791원으로 집계됐다. 2년 전 월평균 양육비(15만9500원)보다 17% 급증한 수치다.

이미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시대에 돌입하면서 관련 산업도 급성장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반려동물 시장 규모를 약 4조5000억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육아용품 시장(약 4조원)보다 많은 규모다. 2027년에는 반려동물 시장규모가 6조원까지 지속적으로 커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시장 확대와 서비스 다양화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고급화에 특화된 프리미엄 상품이나 서비스의 시장확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펫팸족이 늘어나면서 사료나 간식 등 다양한 분야에서 소비가 일어나고 있으며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며 “다만 프리미엄 상품에 대한 지속적인 구매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어 “관련산업 성장에 따른 지출 확대가 이어지는 육아시장과는 결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