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친일파·백선엽 사형감” 김원웅 논란에 與野 공방격화(종합)

by박태진 기자
2020.08.17 14:36:25

광복절 기념사 이어 비난수위 높여…국민분열 친일 미청산 탓
與 “호들갑…문제의식 많은 사람들 인정”
野 “즉각 사퇴해야…의도적 노림수”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김원웅 광복회장의 광복절 경축 기념사에 이어 고(故) 이승만 전 대통령과 고 백선엽 장군에 대한 폄훼 발언을 두고 여야의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그 정도의 발언은 할 수 있다며 옹호하고 있는 반면, 야당인 미래통합당은 국민 분열을 조장하는 김 회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김원웅 광복회장의 광복절 기념사 발언으로 여야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김 회장이 지난 15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앞서 김 회장은 지난 15일 광복절 75주년 경축식 기념사를 통해 “이승만은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를 폭력적으로 해체하고 친일파와 결탁했다. 대한민국은 민족 반역자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유일한 나라가 됐다”며 “민족 반역자(안익태)가 작곡한 노래를 국가로 정한 나라는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 한 나라뿐”이라고 성토했다. 또 국립현충원에 지금 안장이 된 친일파들을 다 파멸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복회장으로서 초대 대통령의 정통성과 애국가를 부정 것은 처음이다.

김 회장은 최근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국민 통합을 위한 직언이었다는 입장이다. 그는 17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우리사회가 갈등이 심하고 국민 통합이 안되는 이유는 사실 진보, 보수의 문제가 아니라 친일 미청산에 기인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일각에서는 친일 세력도 끌어안아야 되지 않느냐라고 하지만, 반성 없는 친일 세력을 끌어안는 것은 저는 국민 통합이 아니라고 본다. 이는 정의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이 전 대통령과 백 장군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였다. 특히 우리사회에서 친일 미청산의 책임을 이 전 대통령에게 돌렸다. 해방 직후에 친일파를 청산하기 위한 반민특위를 법을 만들어서 정할 때 그때 이 대통령이 초대 대통령으로서 무려 5번이나 만들면 안 된다고 담화문을 발표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 전 대통령의 독립운동에서도 과장된 게 많다고 했다. 김 회장은 “이 전 대통령이 임시정부에서 탄핵될 때 단재 신채호 선생이 ‘이승만은 이완용보다 더 큰 역적’이라고 말했다”며 “‘해방 이후 미국에 빌붙어 대통령이 되면서 미국 국가 이익을 챙긴 사람이지, 건국 대통령이라는 말을 붙이기에는 부끄러운 분’이라고 했다”고 털어놨다. 김 회장은 백 전 장군에 대한 공적에 대해서도 다시 검토를 해야한다는 입장이다. 6·25가 난 그날 백 장군이 이끌던 육군 제1사단이 안 나타났다는 것이다. 1사단에 있던 참모들이나 장교들이 군인들이 장군의 부재로 그다음 날 할 수 없이 도피를 했는데, 이것만 가지고도 백 장군은 사형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김 회장의 발언을 지지했다. 광복회장으로서 그 정도는 말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입장이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같은 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친일 잔재 청산을 충분히 못한 채로 지금까지 왔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것을 차분하게 따져보지 않고 호들갑을 떠는 것은 또 웬일인가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친일잔재 청산이 충분하게 못했다는 문제의식은 광복회장이 아니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고 있다”고 했다.

반면 통합당은 김 회장을 맹비난했다. 김은혜 대변인은 논평에서 온국민의 광복절을 분열의 도가니로 만든 김 회장의 발언은 의도적인 노림수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의 발언 직후 민주당은 기다렸다는 듯 맞장구 치고 있다는 것이다. 통합당은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서 해당 이 문제를 수습하라고 요구했다. 김 대변인은 “이제는 대통령이 답해야 한다. 역사의 아픔만 긁어모아 국민분열의 불쏘시개로 삼는 선동가를 이번에도 침묵의 동조로 그냥 넘기실 것인가”라며 “코로나에, 부동산에, 온 국민이 지쳐가는 데 또 다시 갈등의 포연 속에 나라를 밀어 넣을 셈인가. 역사는 정치의 희생양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