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이재용 분식회계 증거인멸 의혹, 먼저 반성해야"

by박경훈 기자
2020.06.29 09:33:37

29일 최고위원회의 발언
"주요 정당 모두 침묵 가운데 삼성 이야기 꺼낸다"
"삼성, 보통 기업이면 한 가지만으로도 존립 어려워"
"文, 기소심의위원 불기소 의견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9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사법처리와 유무죄여부를 떠나 반칙과 편법을 동원한 분식회계와 증거인멸 의혹을 받았다”며 “증권선물위원회에서 그런 결론을 내린 것 자체에 대해 먼저 반성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안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 기소심의위원회가 삼성 이재용 부회장 관련 사건의 수사 중단과 불기소 의견을 제시했다”며 “이 문제에 대해 제 의견을 말씀 드리려 한다고 주변에 상의했더니 몇 분들은 말렸다. 속된 말로 ‘잘 해야 본전인데 왜 나서냐’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유리한 주제에 대해서만 말하고, 그렇지 않은 주제에 대해 침묵하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비겁하고, 공당으로서 온당치 않은 태도라고 생각한다”면서 “이것이 주요 정당이 모두 침묵하고 있는 가운데, 제가 삼성 이야기를 하려는 이유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삼성만 해도 이건희 회장의 5조원대 비자금 조성, 정권 로비 의혹, 이번에 문제가 된 경영권 승계를 위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까지, 보통의 기업이라면 한 가지만으로도 존립이 어려웠을 여러 사건이 있었다”며 “사무실 벽에서 비밀 금고가 나오고, 증거가 될 노트북은 사무실 바닥에 영원히 묻힐 뻔한 일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심지어 처벌을 경감받기 위한 여러 약속들도 지켜지지 않았다. 이건희 회장의 재산 사회 환원 약속은 용두사미로 끝났다”고 비판했다.



그는 “한편으로 많은 국민들은 코로나로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삼성마저 흔들리면 어떻게 하냐고 말씀한다”면서 “어느 때보다도 어려운 상황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사법처리 돼 삼성이 휘청거리게 된다면 우리 경제가 예전과 같을 수 있을까 하고 말이다”고 전했다. 안 대표는 “하지만 세계적인 기업 삼성이 총수의 구속 여부만으로 기업 전체가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다. 세계 최고의 기업인 삼성이 그렇게 간단한 조직이 아님을 믿는다”고 피력했다.

그는 검찰을 향해 “그간의 수사 과정과 20만쪽에 이르는 수사기록의 신빙성을 믿는다면, 당당하게 이재용 부회장을 기소하라”고 당부했다. 사법부를 향해서는 “잘못이 있다면 천하의 이재용 부회장이라도 단호하게 처벌하고, 죄가 없다면 아무리 삼성을 욕하는 사람들이 많아도 무죄를 선고해 달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서도 “기소심의위원들이 다수로 결정한 수사 중지와 불기소 의견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새겨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