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영입 ‘속도전’ 속 홍문종 탈당…한국당, 총선 물갈이 시작

by김미영 기자
2019.06.16 16:51:48

이명수 “6월 중 외교안보 분야부터, 인재영입 발표”
황교안, 대표 취임 후 공들여와…9월 중 1차 마무리
홍문종은 애국당으로…당내선 “나비효과? 애벌레효과도 없어”

자유한국당 홍문종(오른쪽) 의원이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광장에서 열린 태극기집회에서 대한애국당 조원진 대표와 함께 웃고 있다. 이날 홍문종 의원은 태극기 집회에서 탈당 선언을 한 후 대한애국당 조원진 대표와 함께 ‘신공화당’을 만들기로 발표했다.(사진=뉴시스)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자유한국당이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인적교체 수순에 들어간 형국이다. 당 인재영입위원회를 중심으로 여성과 청년 등 새 인물 수혈을 본격화한 가운데, 친박근혜계 중진인 홍문종 의원은 탈당을 공식화했다. 곧 윤곽을 드러낼 공천 룰이 확정, 발표되면 반발 인사들의 이탈이 늘어나면서 ‘물갈이’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당 인재영입위원장인 이명수 의원은 16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당원협의회 등을 통해 2000명을 추천 받았고, 170여명을 추렸다”며 “오는 9월까지 위원회 차원에서 1차 인재영입을 마무리지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이 언급한 170여명엔 체육계 유명인사인 S모씨, 국회의원을 지낸 적이 있는 정치인 H모씨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인재영입위는 의사 타진과 당내 검증 등 영입 절차를 밟아, 빠르면 이 달부터 차례로 영입 인사를 공개할 계획이다. 이 의원은 “6월이 호국보훈의 달인 만큼 외교안보 분야나 국방 분야의 인재들을 두세 명 먼저 영입해 발표하는 등 단계적으로 할 것”이라며 “꼭 대외적으로 인지도 높은 스타는 아니라도 이야기가 있는 명장, 장애인 등 두루 인재들을 영입하려 한다”고 귀띔했다.

한국당의 이번 인재영입은 총선용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영입된 인재 모두 총선 공천이 담보된 건 아니라는 게 이 의원의 설명이다. 그는 “공천을 보장해달란 이는 받을 수 없다”며 “나라가 어려운 시기에 범보수 맨파워를 끌어올리고 인재 풀을 새롭게 구축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당의 인재영입은 황교안 대표가 취임한 후 지속적으로 신경을 써온 부분이다. 황 대표는 지난 13일 당 인재영입위원장 임명장 수여식에서 “우리 당에 원래 있던 좋은 인재들이 최근 1, 2년 사이에 어려운 일들을 겪으면서 많이 빠져나갔다”며 “이분들을 다시 모셔오고, 새 인재도 영입해서 우리가 총선 승리를 위한 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 4월부터 다각적인 노력을 해왔다”고 지속적인 인재영입 뜻을 내비쳤다.



당 차원의 인재영입이 진행되는 사이, 일각에선 현역 의원의 이탈이 이뤄졌다. 홍문종 의원은 지난 주말에 이어 15일에도 서울역 앞에서 열린 태극기 집회에 참석, 한국당 탈당 및 대한애국당 입당 뜻을 재확인했다. 홍 의원은 이번주 중 탈당계를 낸 뒤, 일단은 조원진 대표와 함께 애국당 공동대표를 맡을 예정이다. 이후엔 ‘신(新)공화당’으로 당명을 바꿔 공동대표 체제를 이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선 친박계 핵심으로 박근혜정부 초기 당 사무총장을 맡기도 했던 홍 의원의 탈당이 몰고 올 ‘나비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홍 의원과 조원진 의원이 각각 “연말이면 최소한 원내교섭단체(20석) 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장담해, 추가 탈당 의원이 나올지 관심이다.

조심스럽게나마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는 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선도 탈당했던 조 의원이 법안을 발의할 때에 공동발의로 힘을 실어준 의원들이다. 조 의원이 최근 발의한 ‘JTBC 태블릿 PC 등 조작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법’, ‘북한인권법’, ‘새마을운동조직 육성법’ 등 정치성향이 짙은 법안 3건엔 한국당에서 박대출 의원이 모두 공동발의로 참여했다. 김진태, 김태흠, 함진규, 정종섭, 김규환(비례대표) 의원 등도 2건씩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김진태 의원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탈당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한 상태다. 홍 의원, 조 의원과 법안 발의를 함께 했던 친박계 한 의원은 “홍 의원의 탈당에 아무도 동조하지 않고 있다”며 “나비효과라니, 애벌레효과도 없을 것”이라고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이 때문에 당 내에선 홍 의원의 탈당이 당장은 ‘찻잔 속 태풍’에 그치리란 관측이 높다. 당 지지율이 바닥을 찍고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아직 총선 공천룰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미리 뛰쳐나갈 필요가 없단 판단을 의원들이 하고 있단 얘기다. 당의 한 관계자는 “인재를 영입하면 어디든 꽂아야 하니 지역구를 비워줘야 하고, 이 때문에 낙천이 확실시되는 의원들은 총선 임박해서 탈당을 결행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