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DNA]현대제철, 자원순환구조 완성

by정태선 기자
2013.10.02 10:30:00

폐수·부산물까지 재활용
당진제철소 제3고로 완공
친환경 공법 ''세계 최고''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현대제철은 지난달 13일 당진제철소 제3고로 화입(火入)으로 자동차소재 전문제철소의 완성을 알렸다.

특히 당진제철소는 자원순환구조를 완성한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제철소로 평가받고 있다. 제철원료를 하역에서부터 이송·보관 등 고로에 넣기 직전까지 모두 밀폐형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다. 항만에서부터 철광석과 유연탄 등 제철원료를 밀폐형 연속식 하역기로 하역하고 밀폐형 벨트컨베이어를 이용해 이송해 먼지와 소음을 차단했다. 제철원료를 보관하는 저장고도 완전 밀폐형이다.

당진제철소 개별 공장도 설계단계부터 최신의 친환경 설비와 환경오염 방지 기기들을 도입해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제철소로 만들었다. 이렇게 만든 고급 강판은 현대·기아차에서 생산하는 자동차에 사용하고, 또 자동차를 철스크랩으로 가공해 다시 현대건설·현대엠코에서 건설용 자재로 쓰는 자원순환형 생산 구조를 갖춘 것도 현대제철만의 자랑이다.

자원순환형 사업구조.
친환경 제철소는 지난 2006년 10월 일관제철소 착공에 들어가기 전부터 이미 구상했던 것이다.

당시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기공식 기념사에서 “당진 일관제철소는 최신 환경기술과 설비를 도입해 건설하겠다”며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기존 공장에 환경설비를 설치해 대응하는 사후적 개념이 아니라 설계부터 최신의 친환경 설비와 환경오염 방지 기기들을 도입해 지역과 상생하는 친환경 일관제철소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현대제철은 일관제철사업 부지 조성공사에 돌입한 이후 2007년 7월 밀폐형 원료처리시설 착공식을 가장 먼저 시작했다. 일관제철소를 건설하는데 친환경설비에 역점을 두겠다는 정몽구 회장의 강한 신념이 반영된 것.



2010년 1월 제 1고로 완공 수개월 전 현대제철은 세계 최초의 실내 저장 설비인 원형 원료 저장소 4개소와 선형 저장창고 4개소를 완공했다. 밀폐형 원료저장설비는 원료가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아 환경적인 효율성이 높다. 이 뿐 아니라 철광석과 유연탄을 종류와 양에 맞게 적소적재에 배치 할 수 있고,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아 원료를 높게 쌓을 수 있다. 특히 원료돔은 단위 면적 대비 저장 능력이 외부에 적치하는 것보다 2.5배 이상 높다. 이후 3고로 화입전에 모두 7개의 원료돔과 8개의 선형저장고를 완공해 필요한 모든 원료를 밀폐한 실내에 저장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했다.

현대제철소가 건설한 7개의 원형돔 원료저장고. 밀폐형 원료저장설비는 원료가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아 환경적인 효율성 높다.
=현대제철은 배기가스와 오폐수도 고도의 환경기술로 처리하고 있다. 배기가스의 경우 TMS(굴뚝 자동측정장치)를 설치해 실시간으로 오염정도를 항상 관리한다.

자체 발생하는 에너지와 부산물도 재활용하고 있다. 일관제철소는 일반적으로 에너지 소비량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어느 공장보다 에너지 재활용률이 높다. 주요 생산공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가스와 열기를 최대한 수집해 자체 발전소를 가동하는 동력으로 활용하거나 기체를 데우는데 사용한다.

특히 고로와 코크스설비, 제강설비 등에서 발생하는 고온의 부생(副生)가스를 활용해 시간당 800MW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일관제철소 전력 소모량의 80%에 달한다. 화석연료를 사용해 800MWh의 전력을 생산하려면 엄청난 양의 석탄이 소요되지만, 부생가스 발전으로 에너지절감과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것이다.
음식물류폐기물자원화시설증설사업조감도.
현대제철은 지역과 함께 하는 친환경 활동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4월 당진시와 손잡고 많은 비용을 들여 폐기 처리하던 음식물 폐수의 자원화에 나섰다. 당진시가 자체 자원화시설을 통해 음폐수를 발효시켜 유기산을 만들면, 현대제철이 이를 공급 받아 폐수 처리를 위한 미생물처리 공정에 사용해 협력키로 했다. 이를 통해 당진시는 처리하기 쉽지 않은 음폐수를 자원화해 매년 9억원 가량의 음폐수 처리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현대제철 역시 기존에 미생물 영양제로 사용하던 메탄올을 유기산으로 대체해 해마다 6억원 정도의 메탄올 구입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음식물 쓰레기에서 발생하는 폐수인 음폐수는 해양환경관리법 개정으로 올해부터 해양배출이 전면 금지됐다. 지자체에서는 음폐수를 소각 등 많은 비용이 드는 육상 처리로만 폐기해야 하기 골치를 앓고 있다. 최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비용인상을 요구하며 수거를 일시 중단하는 등 음식물 폐기물 육상처리를 놓고 갈등이 일고 있는 가운데 당진시와 현대제철의 발 빠른 상생협력은 예산문제와 시민들의 수수료 부담으로 고민하는 지자체들에게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