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조선일보 기자
2009.09.04 13:45:00
지리산 언저리 마을 함양 상림
[조선일보 제공] 남서쪽으로 멀리 내다보이는 지리산 능선이 넉넉하고 포근하다. 경남 함양군 함양읍, 한국 최초의 인공 숲인 상림(上林)을 느릿느릿 걷다 보면 천왕봉의 그 멋있다는 일출도 아무려면 어쩌나 하는 느긋한 마음을 품게 된다. 지리산과 백암산에 폭 안긴 상림의 조성자는 신라 시대 함양 태수(太守)로 온 최치원이다. 함양읍 가운데를 흐르던 위천이 자주 넘치자 물길을 돌리고 둑을 쌓은 다음 그 위에 길이 6㎞짜리 숲을 만들었다. 세월이 흘러 숲은 상림과 하림으로 나뉘었다가 하림에 군부대가 들어서면서 이제는 상림만 남았다. 느티나무와 개서어나무가 완전히 합쳐서 하나가 된 연리목이 입구에서 인사를 하고 꽃이 거의 진 연꽃 길은 넓은 잎만으로도 화려하다. 가을이면 한창 빨갛게 숲을 수놓을 꽃무릇도 벌써 피어나기 시작했다. 길게 뻗은 모양의 산책로는 편도 1.6㎞. 곳곳에 약수와 정자와 벤치가 있어 쉬엄쉬엄 놀며 산책하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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