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정체된 스마트폰 시장 ‘게임 체인저’ 위한 두가지 승부수
by이재운 기자
2019.01.13 16:08:44
주요 제조사 줄줄이 어닝쇼크 속 혁신이끌까 주목
''폴더블-5G''로 새로운 서비스 등장 기대감 높아져
| 삼성전자가 공개한 새로운 사용자환경(UI) ‘원UI’(One UI) 소개 이미지. 삼성전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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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갤럭시S10을 통해 정체된 스마트폰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는 ‘게임체인저(Game Changer)’ 역할을 이끌지 주목된다. 혁신이 실종됐다는 비판을 극복하며 폴더블(Foldable·접을 수 있는 형태)로 하드웨어 변화를, 빠르고 안정적인 데이터 전송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전달하는 소프트웨어 변화를 추진하는 ‘양대 승부수’로 2019년을 주도한다는 전략이다.
1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다음달 2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갤럭시S10 등 신제품을 공개하는 ‘갤럭시 언팩 2019’ 행사를 개최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언팩 행사 이후 개막하는)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9에서 별도 기자간담회 등의 행사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폴더블 스마트폰 공개를 암시하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초청장을 비롯한 각종 예고 자료를 보면, 갤럭시S10은 갤럭시S 시리즈 출시 10주년을 기념해 성대한 행사를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공개행사장인 빌그레이엄시빅 오디토리움에 3000석 규모의 좌석을 마련해 세계 주요 매체와 거래선 관계자를 초청할 계획이다.
| 삼성전자가 11일 배포한 ‘갤럭시 언팩 2019’ 초청장 이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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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S10은 퀄컴이나 삼성전자의 프로세서·모뎀 칩을 탑재하고, 얇은 두께와 새로운 화면구성(UX·사용자 경험)을 적용하는 등 변화·개선을 꾀하고 있다. 주변 두께를 전작보다 더 최소화하고 전면부 전체 대부분을 화면으로 이용하는 인피니트O 디스플레이, 화면상에서 바로 지문인식을 하는 센서까지 다양한 기능을 탑재했다.
갤럭시S10은 특히 5G 통신을 지원할 것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활용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5G는 기존 LTE에 비해 10배 이상 빠른 통신속도를 제공한다. 업계는 5G를 현재 주로 자율주행, 스마트팩토리 등 사회 인프라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단말기(스마트폰)에서는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 초고화질 생중계(스트리밍)처럼 고용량의 데이터를 끊김없이 전송하는데 활용을 모색하고 있다. VR과 AR, UHD(4K) 이상 초고해상도 콘텐츠는 기존 대비 더 많은 양의 데이터를 필요로 한다.
삼성전자는 2013년 페이스북과 VR 분야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협업하며 전용 헤드셋 기어VR을 선보이는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해왔다. 최근 게임, 위치기반정보, 영화·드라마 등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는 AR과 함께 새로운 콘텐츠에 대한 활용도를 모색하며 여기에 5G를 통한 네트워크 안정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눈길을 끄는 제품은 폴더블 스마트폰이다. 갤럭시F 등 다양한 브랜드가 거론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MWC에서 별도 행사를 진행하지 않기로 한 만큼 다음달 샌프란시스코에서 선보일 확률이 높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관측이다.
| 삼성전자가 지난해 11월 SDC2018에서 공개한 폴더블 스마트폰 UX 콘셉트 개요.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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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한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SDC) 2018에서 폴더블 스마트폰의 UX 콘셉트를 공개한 바 있다. 접히는 형태의 스마트폰은 기존 스마트폰에 비해 더 큰 화면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영상 콘텐츠 감상이나 여러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는 멀티태스킹 시 화면 분할 등의 활용이 가능하다. 또 실제 제품 출시 이후 이를 응용한 새로운 서비스가 추가로 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이어진다. 삼성전자는 UX 역량 강화에 초점을 둔 IM부문 조직개편을 최근 진행하기도 했다.
이 같은 삼성전자의 새로운 시도는 정체된 스마트폰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스마트폰 시장은 장기침체 우려에 빠졌다. 삼성전자가 최근 공개한 지난해 4분기 잠정실적에 대해 증권가는 스마트폰 사업 담당 조직인 IM부문에서 영업이익 전망치로 1조원대 초중반을 예상했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포화된 스마트폰 시장에서 최고급(하이엔드) 스마트폰 역시 역성장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으며, 영업 레버리지의 부정적 효과가 본격 발생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같은 기간 애플도 매출 자체 전망치를 기존 대비 최대 9% 낮췄고, LG전자도 역시 스마트폰 부진 심화로 어닝 쇼크가 이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혁신 10주년’이라는 점을 이번 언팩 행사 소개에서 강조하고 있다”며 “새로운 혁신 제품을 통해 수요 창출을 이끄는 역할을 삼성전자가 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은 물론 PC, 네트워크 장비, 반도체 등 5G 전반에 걸친 수직통합 역량을 보유하고 있어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다는 해석이다.
| 증강현실(AR) 적용 게임을 다룬 tvN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스틸컷. 드라마 공식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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