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6·13] 글러브 끼고 계란맞고..지방선거 '60초 전쟁'

by조진영 기자
2018.06.03 17:56:10

광역단체장 후보자들 TV광고 공개
청사진 제시하며 변화 강조한 김경수·이재명
김문수·남경필은 경기지사 시절 성과 강조
김태호 계란맞고 오중기 재도전 감성 자극
안철수, 박원순 '디스'..朴 "광고계획 없어"

[이데일리 조진영 기자] 6·1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4일째를 맞는 가운데 광역단체장 후보자들의 TV광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짧은 시간동안 많은 유권자들에게 자신을 알릴 수 있어서다. 공직선거법 70조에 따르면 시·도지사 선거의 경우 5회까지 TV광고를 할 수 있다. 길이가 1분으로 제한돼있어서 후보자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유권자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경수 민주당 경남지사 후보는 “집권여당의 힘을 경남에 쏟아부을 수 있는 도지사”라며 유권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그는 ‘두 거인’이라는 제목의 광고에서 “우리 경남은 두 거인(노무현·문재인)을 키워낸 자랑스러운 땅”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완전히 새로운 경남은 완전히 새로운 도지사 김경수의 완전히 새로운 청사진으로 시작한다”며 ‘새로운 큰인물’임을 내세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는 경기도민 40여명이 직접 등장하는 광고를 제작했다. ‘레디 액션’이라는 제목의 이 광고에는 남양주시의 대학생, 여주시의 농부, 용인시의 젊은 부부들이 각각 청년배당, 친환경농업, 산후조리비 지원 등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며 ‘슬레이트’를 친다. 광고에 등장하는 정책들은 이 후보가 내세운 공약들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 TV광고
경기지사를 두 번 지낸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와 현직인 남경필 경기지사 후보는 지사시절 성과를 강조했다.

김 후보는 광고에서 후드를 눌러쓴 권투선수로 분장해 링 위에 등장한다. ‘전설의 귀환’이라는 자막 뒤로 △전국 일자리 43% 창출 △공약 이행률 95% 신화 △삼성 반도체 100조 투자유치 등의 자막이 이어진다. 그는 마지막 장면에서 권투 글러브로 후드를 벗어넘기며 얼굴을 내보인다, 광고는 ‘전설은 계속된다’는 자막으로 마무리된다.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 TV광고
아직 공개되지 않은 남 후보의 TV광고 역시 지사 재임시절 성과와 공약 내용이 주로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남 후보측 관계자는 “지난 4년동안의 성과를 소개하고 문재인정부와의 연정을 통해 앞으로 더 안전하고 더 따뜻한 경기도를 만들겠다는 내용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김태호 자유한국당 경남지사 후보 TV광고
유권자들의 감성에 호소하는 ‘감성형’ 광고도 있다. 김태호 한국당 경남지사 후보의 광고가 대표적이다. 광고에 김 후보가 등장하자 시민들은 “뭐하러나왔어. 욕먹어도 싸다. 폭삭 망해봐야 정신차릴끼다”라며 반감을 드러낸다. 이어 김 후보의 어깨에 날계란이 꽂힌다. 그는 직접 나래이션을 통해 “뽑아달란 말도 믿어달라는 말도 차마 나오지 않았습니다”라며 “경남도민의 마음을 다시 꼭 돌리고 싶습니다”라고 말한다.

민주당 간판으로 경북지사에 도전하는 오중기 후보도 감성형 광고로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했다. 그는 과거 경북에서 민주당 간판으로 선거에 출마해 낙선했던 시절 사진을 영상에 담았다. 오 후보는 “넘어지고 넘어져도 경북만을 생각하며 일어섰다”며 “때론 두렵기도 했지만 경북이 바뀔 수 있다는 희망으로 도전했다”고 말했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 TV광고
상대후보에 대한 공격을 쏟아낸 후보도 있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는 “뻔한 시장을 바꾸지 않는다면 서울의 미래는 뻔하다”는 내용의 광고를 내놨다.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겨냥한 광고다. 안 후보는 “청년들이 기죽어살게 뻔한 서울. 청렴도 꼴지일 게 뻔한 서울, 숨막히게 살아갈게 뻔한 서울”이라는 내용으로 박 후보를 비판한 뒤 “뻔한 서울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안철수 뿐”이라고 강조한다. 그래서 이 광고의 제목도 ‘뻔, 뿐’이다.

그러나 박원순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TV광고 계획이 없다. 지난 2014년 지방선거 당시 네차례의 TV광고를 제작·방영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박 후보 캠프 관계자는 “지난 선거에서는 세월호 등의 영향으로 유세차·로고송·율동·확성기 등을 쓰지 않는 대신 TV광고를 진행했다”며 “이번에는 당과 일치되는 선거운동을 위해 유세차를 준비하면서 재정형편상 TV광고를 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전투표일에 맞춘 온라인 홍보동영상을 제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