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아빠의 재무설계)`애물단지 내 펀드` 어떻게 할까?

by김종석 기자
2008.12.01 13:23:58

[이데일리 김종석 칼럼니스트] 2004년부터 불어닥친 펀드열풍으로 대부분 노후자금 등 장기목적자금을 펀드상품으로 준비하고 있다. 과거 ‘주가가 빠지면 언젠가는 다시 오른다’는 성공적인 학습경험때문인지 2008년 중반까지만 해도 ‘어차피 장기 적립식으로 투자하고 있으니, 시간에 투자하다 보면 충분히 원하는 자금을 모을 수 있겠지!’ 하는 마음의 여유가 있었다.
 


그러나 미국 발 금융위기가 태평양을 건너 우리나라의 실물경제까지 급속도로 잠식하고, 소비 및 고용이 최악이라는 보도가 연일 탑 뉴스로 타전되면서 애물단지가 되어버린 펀드를 어떻게 할까에 대한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더구나 내년도의 경제성장 전망도 긍정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UBS증권은 ‘수출둔화와 실업률 증가, 가계 빚 등이 한국경제를 압박하고 있다’면서 1.1% 경제성장전망에서 -3%로 대폭하향 조정했다. 국내외 주요 경제연구소들도 전망치를 하향조정하고 있다.
 
은퇴 후 노후자금과 자녀의 학자금 등의 목적자금을 대부분 펀드로 준비하고 있다. 그간 적잖은 수익이 났었는데 수익은커녕 원금까지 깨진 상황이다. 당장 써야 할 단기자금이 아니라면 시간의 여유는 있지만, 계속되는 경제위기에 어떻게 펀드를 관리해야 할까? 이러한 질문에 필자는 투자성향에 맞게 투기가 아닌 투자하고 있다면, 펀드를 시작할 때의 초심을 되돌아 보라고 한다.



필자는 고객과 상담을 할 때면 고객들에게 당부하곤 하는 말이다. 수익률에 휘둘리다 보면 투자가 아닌 투기의 유혹이 생길 수도 있으며, 펀드에 적힌 이름표(재무목표)를 망각하게 된다. 10년 후 자녀의 교육비 용도로 투자하는 펀드의 수익률이 매우 높거나 낮을 경우 환매 충동을 느낄 수 있으며, 수익률로 인한 스트레스에 쉽게 노출되기 때문이다. 펀드의 수익률은 6개월이나 1년 단위로 점검하여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해주는 것이 좋다.



영혼이 있는 투자가로 월가에서 존경 받는 존 템플턴은 ‘시장을 너무 무서워하거나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지 말라!’고 했다. 그는 2차 대전으로 뉴욕증시가 폭락했을 때 1달러 미만에 거래되는 104종목에 100달러씩 투자해 후일 큰 수익을 냈다고 한다. 우리를 공포로 내몰았던 지난 1년과 추가적인 하락기간이 앞으로 준비해야 할 시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가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짧은구간동안 돋보기로 보여지는 단기수익률에 연연하지 말고, 한 발짝 물러서서 실눈으로 펀드 수익률을 바라보는 것도 정신건강이나 투자수익률에 유리하다.





Dollar Cost Average(평준화 효과)는 투자자라면 누구나 다 아는 용어가 되어버렸다. 적립식펀드는 주가가 오르던 떨어지던 기계적으로 매월 일정금액을 펀드에 투자하는 투자방법이다. 따라서 적립식펀드 투자자에게 주가하락은 겁낼 일이 아닌 펀드를 싼 가격에 더 많이 살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사실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인생이벤트를 맞이하게 된다. 결혼·주택구입·자녀교육비·자녀 결혼비용·노후생활 등 매 이벤트를 즐겁고 행복한 추억으로 장식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수익률이 좋다고 해서 특정상품이나 펀드에 몰빵하기 보다는 각각의 이벤트에 맞는 상품을 골라 투자해야 한다. 또한 분산의 의미는 펀드를 여러 조각으로 나눈다는 의미보다는 투자자산간의 배분과 투자시점간의 배분 또한 염두에 두고 실행해야 한다.



2008년 글로벌 증시의 특징은 차별성이 없이 대부분의 증시가 한 방향으로 묻어 갔다는 것이다. 일부 섹터펀드나 특정지역 펀드의 수익률이 일시적으로 좋은 성과를 내기도 하지만, 기간을 늘려놓고 보면 별반 큰 차이가 없다. 투자중인 펀드의 수익률이 안 좋은 상황에서 섣부른 갈아타기는 환매수수료나 신규가입시 1%에 달하는 선취수수료를 추가로 내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또한 비슷한 유형의 펀드끼리의 갈아타기는 별 의미가 없으며, 요즘처럼 변동성이 큰 장에서 잘못된 갈아타기는 자칫 더 큰 손해를 불러올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