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밴은 가라` SUV 돌풍..승용차 "세대교체"

by지영한 기자
2004.01.12 11:08:38

SUV, 올해 점유율 35%까지 기대
현대차 JM, 기아차 KM 등 새 SUV `눈여겨 볼만`

[edaily 지영한기자] 지난해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고가인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의 판매비중이 급증세를 보이며 승용차 내수시장 점유율이 30%에 근접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올해엔 SUV 신차들이 쏟아지면서 SUV의 판매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30%대를 돌파하면서 현대자동차(005380) 기아자동차(000270) 쌍용자동차(003620) 등 SUV 생산업체의 수익성개선에도 일조할 전망이다. 1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3년 한해 동안 싼타페 쏘렌토 렉스톤 등 국내에서 판매된 SUV 차량은 모두 28만7786대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규모는 전년대비 5.9% 감소한 수치이지만 지난해 승용차 내수시장이 전체적으로 18.2%나 급감한 점 등을 고려하면 소비자들의 SUV 선호도가 오히려 강화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승용차 내수시장에서 SUV의 판매비중은 지난 2001년 17.6%, 2002년 24.3%, 2003년 28.7%를 기록하는 등 해마다 가파른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소비계층 교체로 `미니밴`지고 `SUV` 뜬다 국내 승용차시장에서의 SUV 돌풍은 몇가지 이유로 설명된다. 우선은 주5일 근무제 확산으로 레저용차량(RV)에 대한 선호도가 크게 높아졌다는 점이다. 또한 외국과 달리 디젤을 쓰는 국내 SUV가 경제성측면에서도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다. 여기에다 소비자 수요층의 세대교체도 한 몫하고 있다. 과거 미국시장을 중심으로 한 세계 RV시장에서는 SUV보다 대형인 미니밴이 크게 선호됐지만 해외시장은 물론이고 국내 역시 최근엔 SUV를 선호하는 소비계층이 크게 늘고 있다. 사실 SUV와 함께 RV의 다른 한 축인 미니밴의 경우 2차 세계대전 이후인 46년부터 65년 사이에 출생한 `베이비붐세대`의 부모들이 수요를 주도했다. 가정적인 이들이 많은 가족을 데리고 여가활동에 나서려면 아무래도 크라이슬러의 `보이저(Voyage)`와 같은 규모가 큰 미니밴이 인기를 끌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RV시장의 조류는 미니밴에서 SUV로 바뀌고 있다. 베이비붐세대 이후 자유주의적으로 혼자 돌아다니기를 좋아하는 소위 `X세대`가 자동차 수요의 새로운 주력계층으로 부상하면서부터다. 즉, 미니밴보다 작으면서도 액티브한 토요타의 `RAV4`나 혼다의 `CRV`, 포드의 `이스케이프(ESCAPE)`, 현대차의 싼타페 등 스몰 `SUV` 등이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사실이 결코 우연이 아니란 얘기다. ◇SUV 승용차 내수점유율 30% 돌파 "확실"..완성차 프로덕트 믹스 개선기대 전문가들은 국내 완성차업체의 올해 SUV생산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외 소비자들의 SUV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데다 국내에선 저렴한 연료비가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상용차 베이스의 미니밴과 달리 SUV는 승용차 베이스로 양산돼 원가가 낮은 반면 판매가격은 승용차보다 30% 이상 높다. 결국 생산업체들도 SUV를 선호하고 있어 올해 SUV 판매는 공급과 수요가 일치하는 가운데 큰 폭으로 성장할 것이란 분석이다. 여기에다 현대차가 3월께 5인승 2000cc급 디젤엔진을 사용하는 소형 SUV인 JM(프로젝트명)을 선보일 예정이고, 하반기엔 기아차가 역시 소형 SUV인 KM을 내놓을 예정이어서 SUV시장에는 신차효과까지 예상되고 있다. 이와 관련, 안수웅 한화증권 연구위원은 "올해 SUV시장엔 현대차와 기아차의 신차가 가세해 승용차 내수시장의 SUV점유율이 30%를 넘어 35%까지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내수시장에선 현대·기아차의 프로덕트 믹스(Product Mix)의 개선도 기대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