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인사 정치권 공방…"애완용 검사들 득세 vs 尹총장 대변인이냐"

by이성기 기자
2020.08.09 14:26:56

문찬석 지검장 `이제 그만 검사직을 마칩니다` 글 후폭풍
여야 의원들 페이스북 글 통해 설전
"정권의 충견 강요 vs 尹 측근 승진 못하면 잘못인가"

[이데일리 이성기 기자] 지난 7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단행한 두 번째 검사장급 검찰 고위 간부 인사 후폭풍이 정치권 안팎으로 번졌다.

김은혜 미래통합당 대변인은 `인사가 만사`라는 추 장관의 페이스북 글을 두고 “갈수록 정신세계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그레샴의 법칙`을 인용, “소신과 실력이 있는 사람들은 밀려나고, 그 자리를 정권에 충성하는 무능하고 부도덕한 사람들이 차지한다”고 지적한 뒤, “이게 문재인표 검찰개혁의 실체다. 위선의 지존은 조국이 아니라 따로 있는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김웅 미래통합당 의원이 지난 1일 페이스북에서 `임대차 3법`에 반대하는 본회의 `5분 연설`로 화제를 모은 같은당 윤희숙 의원의 저서 `정책의 배신`을 소개하며 열독을 권했다. (사진=김웅 의원실 제공)
9일 검찰 출신 통합당 의원들도 `윤석열 총장 고립시키기` 차원의 인사라며 일제히 비난 대열에 가세했다.

김웅 의원은 페이스북에 “`여의도의 저승사자`라고 했던 검사 문찬석(광주지검장)은 가고 정권의 앞잡이, 정권의 심기 경호가 유일한 경력인 애완용 검사들이 득세하는 세상이 됐다”고 탄식했다. 김 의원은 문 지검장이 과거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 시절 그와 함께 검·경 수사권 조정 업무를 담당한 인연이 있다. 같은 당 유상범 의원도 “윤석열 총장을 고립시켜 몰아내기 위한 인사임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면서 “정권이 요구한 수사에 충성했다면 그 결과에 상관없이 승진, 영전시켜 정권의 충견이 되라고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 차원의 논평은 내지 않았지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윤 총장의 대변인이냐”며 날선 반응을 보였다.

박범계 의원은 “참여정부 시절, 무사니 칼이니 한참 시끄럽더니 지금은 동물론이 끓고 있다”면서 “검찰 개혁이 아직 완전하지 않다는 반증”이라고 평가했다. `애완용 검사` `늑대는 사료를 먹지 않는다`는 김웅 의원의 글을 겨냥한 것이다. 김남국 의원도 `막말에 대한 사과를 부탁드린다`고 촉구했다. 김 의원은 “(김웅 의원)발언을 보니 검찰 내에 정말 특정 사단이 있는 것 같다”면서 “윤 총장의 측근들이 승진하지 못하면, 윤 총장 뜻이 반영되지 않은 인사면 잘못된 것이고 `애완용 검사가 득세하는 세상`이 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 등 부동산 관련 법안 심의가 진행된 지난달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어 “검찰 내 특정 사단이 아니더라도, 인맥과 `빽`이 없더라도 일선 현장에서 묵묵히 일한 검사들이 승진하는 문화가 자리잡혀야 한다”면서 “비판을 하더라도 품격있는 언어를 사용하고 금도를 넘어서는 안 된다. 차라리 비판할 것이 있으면 추 장관이나 청와대와 여당을 상대로 공격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