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수스, '외산 전자제품의 무덤' 韓시장 뚫는다

by김겨레 기자
2018.08.19 18:00:41

삼성·LG가 장악한 노트북 시장서 점유율 2배 상승
AS센터 전국 40곳 이상으로 확대..외산 1위 목표
게이밍노트북 'ROG' 앞세워 '삼성 오디세이'에 도전

[타이베이(대만)=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세계 3위 노트북 제조사 에이수스가 ‘외산 전자제품의 무덤’으로 불리는 한국 시장을 공략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버티고 있는 한국 시장에서 2년새 점유율을 두배로 높이며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 에이수스 본사에서 만난 제이슨 우 한국지사장은 “한국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막강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외산 브랜드 가운데서는 1위로 올라설 것”이라고 밝혔다.

제이슨 우 에이수스 한국지사장. 사진=김겨레 기자
한국 노트북 시장에서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의 점유율 합계는 80%에 달한다. 나머지 20% 남짓을 두고 HP와 레노버, 애플, 에이수스 등 해외 업체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제이슨 우 지사장이 부임하던 2016년 에이수스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3%에 불과했으나 2년새 두배 이상 상승했다. 그는 소비자들이 외산 브랜드 제품을 꺼리는 이유가 사후서비스(AS)때문이라고 보고, 서비스센터를 대폭 확충했다. 현재 에이수스 노트북 AS는 대우전자서비스가 맡고 있으며, 전국 40곳 이상의 센터를 두고 있다. 애플 역시 대우전자에 AS를 맡기고 있다.

제이슨 우 지사장은 “10년 전 인도네이사 노트북 시장에서 에이수스의 점유율이 5%였으나 지금은 50%에 달한다”며 “한국 시장에서도 이처럼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에이수스에게 한국 시장의 중요성은 매출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제이슨 우 지사장은 “한국 소비자들은 글로벌 시장 트렌드를 앞서있는 경향이 있다”며 “이를 본사에 전달하고, 제품 개발에도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5년 전만 해도 얇은 두께와 2㎏이하의 무게를 가진 ‘울트라 슬림’ 노트북은 한국에서만 인기를 끌었는데, 2~3년후 글로벌 시장 트렌드로 자리잡았다는 설명이다.

에이수스 제피러스S. 두께 1.5cm, 무게 2.1kg에 불과하다. 사진=김겨레 기자
PC 시장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유일하게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게이밍 노트북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한다. 에이수스는 글로벌 게이밍 노트북 시장 1위업체이나, 한국에서는 삼성전자의 게이밍 노트북 ‘오디세이’를 뒤쫓고 있다. 배틀 그라운드와 오버워치 등 화려한 그래픽의 게임이 인기를 끌면서 게이밍 노트북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제이슨 우 지사장은 “한국 소비자들이 정보기술(IT)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 뿐 아니라 인터넷 등 IT 인프라가 잘 구축돼있다”며 “게임 산업도 발달해 게이밍 PC 사업의 잠재력이 크다”고 덧붙였다.

에이수스는 게이밍 브랜드 ‘ROG’를 앞세웠다. 이날 대만에서 공개한 ‘제피러스S(GX531)’는 세계에서 가장 얇은 게이밍 노트북이다. 본체 두께는 1.5㎝안팎에, 무게는 2.1㎏다. 통상 게이밍 노트북 무게는 3㎏ 이상이다. 이 제품은 베젤(테두리)을 최소화해 15.6인치로 출시됐다.

아울러 최대 144㎐ 주사율과 3㎳ 반응속도를 구현한 풀HD(1920×1080) 광시야각(IPS) 디스플레이, 인텔 8세대 코어 i7-8750H 프로세서, 엔비디아 지포스 GTX 1070·1060 그래픽카드 등을 탑재했다.

에이수스는 ‘스트릭스 스카II(GL704)’도 선보였다. 17.3인치 모델로, 본체 두께는 2.49~2.64㎝, 무게는 2.9㎏이다. 인텔 8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엔비디아 지포스 GTX 1060 그래픽카드를 장착했으며, 최대 144㎐의 주사율과 3㎳의 응답속도를 자랑한다. 에이수스는 두 제품을 4분기에 출시할 예정이며, 가격은 미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