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형만 믿다가는".. 삼성·LG 부품계열사 "새 먹거리 찾아라"

by장종원 기자
2016.04.24 14:20:58

1분기 실적, 세트업체 ‘웃고’ 부품업체 ‘울고’
“세트업체 의존도 줄여야 장기적 성장 가능”

[이데일리 장종원 기자] 삼성과 LG의 전자부품 계열사들의 새로운 시장, 새로운 먹거리 창출의 필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의존하는 구조로서는 수익을 내기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어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주 1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전자업계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TV, 스마트폰 같은 완제품을 제조하는 세트업체는 깜짝 실적을 기록하지만 부품업체들은 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하며 부진에 시름할 것으로 보인다.

이달 초 잠정 실적 공개를 통해 ‘어닝 서프라이즈’를 예고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우 어느 사업부문이 얼마만큼의 실적을 냈느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영업이익 6조 6000억원, LG전자는 5052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분기, 전년 동기, 시장 기대치를 모두 뛰어넘은 것이다.

삼성전자는 전략스마트폰 ‘갤럭시S7’ 출시로 반등의 계기를 삼은 IT·모바일 부문의 영업이익이 3조 5000억원을 뛰어넘을지 주목된다. LG전자는 트윈워시 세탁기 등을 앞세워 비수기를 성공적으로 이겨낸 H&A사업본부의 영업이익이 3000억원에 달할지가 주요 관심사다.

하지만 세트업체들과 달리 부품업체들은 실적이 대폭 악화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기와 삼성SDI는 갤럭시S7 출시효과했음에도 영업이익이 줄어들 전망이다. LG이노텍 역시 카메라 모듈 등 주력사업의 부진으로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스플레이 분야도 마찬가지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액정표시장치(LCD) 업황 부진과 경쟁 심화의 여파로 적자 전환했을 것으로 증권가는 전망하고 있다. D램 수요 감소의 영향을 받고 있는 SK하이닉스의 경우 영업이익이 5000억원대로 급감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분의 1 수준이다.



TV, 스마트폰 등의 신제품 출시도 부품업체들의 실적 악화를 막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세트업체들이 철저한 재고관리와 단가인하 요구 등으로 부품업체들에까지 신제품 출시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면서 “부품 업체들이 중국 등 새로운 시장 개척에 목을 메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삼성전기는 카메라 모듈과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활용한 중국 시장 개척을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 차량용 전장부품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삼성SDI는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 대한 전폭적인 투자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올해부터 스마트폰, TV 등 IT 기기의 핵심 소자인 ‘메탈 파워 인덕터’와 ‘2메탈 칩온필름’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차량 전장부품에 이어 소재·소자를 제2의 성장동력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 LG 등의 부품회사들은 계열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새로운 시장과 먹거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그래야 장기적인 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전자업계 실적발표는 오는 26일 SK하이닉스(000660)를 시작으로 27일에는 LG디스플레이(034220)와 LG이노텍(011070) 28일에는 삼성전자와 삼성SDI(006400), LG전자(066570)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